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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갈 수 있나?”… 신입 뽑는 큰 문 사라지는데 삼성은 왜 70년째 공채할까
2026-09-09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19개 관계사 하반기 채용 돌입… 4대 그룹 가운데 정기 공채 유일
대기업 신규채용 2년 새 15.3%↓·청년 취업자는 46개월째 감소
반도체·AI·바이오에 5년간 6만 명 채용… ‘청년 기회’ 뒤, 인재 선점 경쟁

“나도 갈 수 있나?”
취업 준비생이라면 한 번쯤 삼성 채용 홈페이지를 열어볼 시기가 다시 왔습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9개 관계사가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들어갔습니다. 지원서는 오는 15일까지 받습니다.

올해 채용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9일 발표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전체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8만 4,000명 늘었습니다.
하지만 15~29세 청년 취업자는 14만 3,000명 줄었습니다. 감소세는 46개월째입니다. 청년 고용률도 44.1%로 1.0%포인트(p) 떨어져 28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전체 고용은 늘었지만 취업시장에 처음 들어가는 청년들의 사정은 오히려 나빠졌습니다.
그런 시기에 70년 전 만들어진 대기업 신입 공채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 SK·현대차·LG는 떠나… 삼성만 남은 공채


삼성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처음 도입한 것은 1957년입니다.
SK와 현대차, LG 등이 정기 공채를 접고 필요한 인력을 직무별로 뽑는 수시채용 체제로 옮겨갔지만 삼성은 상·하반기 공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4대 그룹 가운데 정기 공채가 남아 있는 곳은 삼성뿐입니다.

하반기에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삼성화재, 호텔신라, 제일기획 등 19개 관계사가 참여합니다.
지원서 접수에 이어 직무적합성 평가와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면접, 건강검진을 거칩니다. 소프트웨어 직군은 GSAT 대신 코딩 역량을 평가하고 디자인 직군은 포트폴리오 심사를 받습니다.

그렇다고 70년 동안 채용 방식이 그대로였던 것도 아닙니다.
삼성은 1993년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를 도입했고, 1995년에는 지원 자격에서 학력 제한을 없앴습니다. 이후 직무적성검사와 직무별 평가를 더하며 선발 방식을 바꿔왔습니다.

형식은 오래됐지만 선발 구조는 계속 손질해온 셈입니다.

■ 공채가 특별해진 게 아니라 ‘신입의 문’ 줄어

삼성 공채가 더 크게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예전만큼 사람을 뽑지 않습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신규채용 인원을 공개한 대기업 113곳을 분석한 결과, 채용 규모는 2023년 10만 9,456명에서 지난해 9만 2,680명으로 줄었습니다.

2년 동안 1만 6,776명 감소했습니다. 감소율은 15.3%입니다.

신규채용 가운데 30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도 56.4%에서 51.1%로 내려갔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수시채용은 필요한 직무에 맞는 인력을 그때그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취업시장에 처음 들어가는 청년 입장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경력과 직무 경험을 요구하는 자리가 늘수록 처음 경력을 시작할 자리도 함께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일정한 시기에 여러 계열사가 신입을 한꺼번에 뽑는 공채가 여전히 큰 기회로 받아들여지는 배경입니다.

70년 된 제도가 갑자기 특별해진 게 아니라, 주변의 채용시장이 먼저 달라졌습니다.

■ 삼성, 이유 없이 70년을 고집한 것은 아니

기업의 계산도 분명합니다.
삼성은 향후 5년 동안 6만 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평균 1만 2,000명꼴입니다.

채용 확대 분야로는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사업과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사업을 제시했습니다.

투자 규모도 큽니다.
삼성은 앞으로 5년간 연구개발(R&D)을 포함해 국내에 45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응해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설비와 연구개발비만 늘린다고 사업이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반도체 공정을 설계할 엔지니어와 AI 서비스를 개발할 인력, 바이오 생산시설을 운용할 전문 인력이 함께 필요합니다.

특히 첨단기술 분야는 필요한 순간에 숙련 인력을 시장에서 바로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신입을 일정 규모로 확보해 조직 안에서 키우는 공채는 삼성 입장에서도 장기적인 인력 확보 수단입니다.

청년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와 미래 사업에 필요한 사람을 먼저 확보한다는 전략이 같은 제도 안에 들어 있습니다.

■ 채용 한파에도 136% 늘려… 사람 몰리는 산업은 따로 있어

전체 채용시장이 얼어붙었다고 모든 기업의 문이 함께 좁아진 것은 아닙니다.
투자가 몰리는 산업에서는 반대 움직임도 나타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청년층 신규채용 인원은 2023년 205명에서 지난해 484명으로 늘었습니다. 2년 만에 136% 증가했습니다.
생산능력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이어지면서 전문 인력 수요도 함께 늘어난 결과입니다.

반도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납니다.
지금의 취업시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만으로 갈리지 않습니다. 자본과 설비 투자가 집중되는 업종인지, 새 기술을 위해 사람을 더 확보해야 하는 산업인지에 따라 채용의 방향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삼성이 향후 채용 확대 분야로 반도체와 AI, 바이오를 직접 지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 사람 없으면 가르친다…채용 바깥까지 넓어진 인재전쟁

필요한 사람이 부족해지자 기업은 채용 밖으로도 나갔습니다.
삼성청년SW·AI아카데미, SSAFY가 대표적입니다.
서울과 대전, 광주, 구미, 부산 등 5개 캠퍼스에서 청년들에게 소프트웨어와 AI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삼성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금까지 수료생 가운데 9,400여 명이 국내외 2,600여 개 기업에 취업했습니다. 최근에는 교육 대상도 대학 졸업생에서 마이스터고 졸업생까지 넓혔습니다.
기업이 필요한 사람을 채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산업 현장에 필요한 기술을 직접 교육하는 방식까지 인재 확보 범위를 넓혔습니다.

SSAFY는 공개채용과는 별개의 프로그램이지만, 신입 채용과 인재 육성을 함께 운영하는 삼성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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