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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하늘길의 역설] ① 국제선은 뜨고 지갑 닫혔다… 성장 뒤에 가려진 제주경제
2026-10-16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국제선 151편 증가·국내선 226편 감소… 내국인 관광객 7만 8,000명 급감
지역경제 부진 속 공항공사 등 관계기관 대책 실효성 도마
제주공항의 국제선 확대와 국내선 공급 감소가 엇갈리는 가운데, 관광객 소비와 지역경제의 부진을 대비해 표현한 이미지. (AI 생성)

제주공항의 국제선은 성장하고 있습니다. 운항편이 늘고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제주경제 지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선 운항은 줄고 내국인 관광객 감소 폭은 커졌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도 전체 방문객 감소를 막지 못했습니다.

관광객 카드 사용액은 늘었지만 항공·연료비를 제외하면 증가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대형마트 판매는 두 자릿수 감소했고,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는 일자리까지 줄었습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오늘(16일)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실물경제 동향'에서는 내국인 관광 수요 위축과 주택경기 부진으로 제주경제의 개선 흐름이 약화됐다고 진단했습니다. 항공운임 상승과 좌석 수 감소가 앞으로 관광경기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제선 확대는 성과입니다.

하지만 국내선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항의 성장 실적만으로 제주 관광의 회복을 평가할 수 있을까.
연속기획에서 항공 공급과 관광 수요의 변화, 지역 소비와 고용, 관계기관의 대응을 추적합니다.


첫 편은 한국은행의 최신 경제지표를 중심으로 국제선 성장과 엇갈린 제주경제의 현실을 짚습니다.
제주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 지난 9월 국제선 운항편수는 151편 늘었지만 국내선은 226편 감소했다.

■ 국제선 151편 늘 때 국내선 226편 감소

한국은행 제주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제주공항의 국제선 운항편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1편 늘었습니다. 국내선은 226편 감소했습니다.
같은 달 제주 관광객은 114만 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 9,000명 줄었습니다. 내국인은 88만 5,000명으로 7만 8,000명 감소했고, 외국인은 25만 8,000명으로 3만 9,000명 증가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분은 내국인 감소분의 절반에 그쳤습니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 폭은 8월 2만 5,000명에서 9월 7만 8,000명으로 세 배 넘게 확대됐습니다. 전체 관광객 감소 폭도 8월 1,000명에서 9월 3만 9,000명으로 커졌습니다.

10월 1일부터 15일까지 제주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 5,000명 감소했습니다. 내국인은 7만 1,000명 줄었고 외국인은 2만 5,000명 늘었습니다.
항공기 객실 내부. 한국은행은 항공운임 상승과 좌석 수 감소를 제주 관광경기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했다.

■ 연휴에도 국내선 좌석 축소… 접근성 악화

국내선 공급 감소는 연휴에도 나타났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가 한글날 연휴를 앞두고 집계한 이달 8일부터 11일까지 국내선 공급계획은 16만 8,140석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습니다. 국제선 공급 좌석은 2만 6,418석으로 20.1% 증가했습니다.

국내선 운항편수는 891편으로 지난해보다 26편 줄고, 국제선은 144편으로 24편 늘어나는 계획이었습니다.

한국은행은 항공운임 상승과 좌석 수 감소가 향후 제주 관광경기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내국인 관광 수요 위축의 배경으로는 제주 여행 안전에 대한 우려와 엔저 등에 따른 근거리 해외여행 수요 증가를 꼽았습니다. 실제 지난달 전국 공항의 일본 노선 여객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증가했습니다.
제주공항 국내선 출발 구역. 지난 9월 국내선 운항편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6편 줄었다.

■ 국제선 성장의 그늘… 국내선 공급 대책, 무엇을 바꿨나


국제선 확대 성과와 달리 국내선 공급은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기 운용과 노선별 수익성이 공급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며 “항공기 한 대를 국내선에 투입할지 국제선에 투입할지는 수요와 운임, 운항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제주 노선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역 여행업계의 사정은 다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주 여행상품을 판매하려 해도 항공편 선택지가 줄고 운임이 높으면 실제 예약으로 연결하기 어렵다”며 “관광객 유치 확대를 내세우는 정책과 실제 항공 공급 여건 사이에 차이가 있다. 정책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관계기관의 대응에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국제선 취항이나 증편 실적은 계속 발표되는데 국내선이 얼마나 회복됐는지는 체감하기 어렵다”며 “협의회를 몇 차례 열었는지가 아니라 실제 좌석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 제주도 등이 추진한 증편 유도와 항공 접근성 개선 대책도 실제 운항편과 좌석 공급을 기준으로 성과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국제선 확대 실적을 내세우는 만큼 국내선 공급 감소에 대한 대응 성과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도 지난 9월 제주 전체 관광객은 전년 동월보다 3만 9,000명 줄었다.

■ 관광객 지출 9.9% 증가… 항공·연료비 빼면 4.1%

지난 8월 제주지역 관광객 신용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9% 증가했습니다.
항공사 관련 카드 사용액은 99.2%, 연료 판매 관련 지출은 11.2% 늘었습니다. 이 두 항목을 제외한 관광객 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4.1%였습니다.
전체 증가율보다 5.8%포인트(p) 낮았습니다.

같은 달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였습니다.
한국은행도 항공사와 연료 판매를 제외한 관광객 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물가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8월 대형마트 소매판매액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3% 감소했습니다. 7월에도 17.7% 줄었습니다.

■ 전체 취업자 증가에도 관광·소비 업종은 6,000명 감소

9월 제주지역 취업자는 41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 2,000명 증가했습니다. 건설업에서 8,000명, 농림어업에서 6,000명 늘었습니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2,000명 줄었고,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는 6,000명이 감소했습니다.

8월 건설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5% 감소했습니다. 공공부문 수주는 116.7% 늘었지만 민간부문은 38.3% 줄었습니다. 민간수주 감소에는 지난해 높은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거용 건축허가면적은 54.7% 급감했고, 주택매매가격은 전달보다 0.2% 하락했습니다.
제주국제공항 앞을 이동하는 여행객들. 국내선 공급 축소에 따른 항공 접근성 문제가 제주 관광업계의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 공항 성장 불구, 제주경제 회복 더뎌

제주도는 9월과 10월 탐나는전 월 적립 한도를 기존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확대하고, 착한가격업소 적립률도 10%에서 15%로 높였습니다.
한국은행은 전국체전 개최와 소비 진작책이 지역경제의 하방 압력을 일부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항공운임 상승과 좌석 수 감소는 관광경기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국제선 확대 실적은 뚜렷하지만 국내선 공급과 내국인 관광 수요, 지역 소비와 고용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 제주도 등이 내놓은 대책을 실제 운항편과 좌석 공급, 항공운임 변화로 검증할 차례입니다.

국제선 확대 성과는 뚜렷합니다.
하지만 그 성장이 제주 관광과 지역경제의 회복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한국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 제주도 등이 내놓은 대책이 실제 항공 공급과 관광 수요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어지는 ②편에서는 국내선 공급 감소의 배경과 관계기관·항공사의 대응을 살펴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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