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내년 시행 연기 방침… 청년 여론·해외 거래정보 확보 한계 고려
1억 원 수익에 세금 2,145만 원… 과세 형평성 논란 속 거래소 준비도 미흡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가 네 번째 유예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청와대가 시행을 미루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2022년 도입을 목표로 했던 과세제도가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채 과세를 시작하면 국내 거래소 투자자에게 과세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요 배경입니다. 청년층 여론과 거래소의 준비 부족도 고려됐습니다.
여당에서는 시행 시점을 2029년으로 늦추는 법안까지 발의했습니다. 세 차례 유예에도 취득가액 검증과 거래유형별 과세 기준이 충분히 정비되지 못하면서 추가로 확보할 준비 기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 청와대, 시행 연기 방침… 네 번째 유예 수순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25일)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시행을 미루기로 했으며, 당정 논의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이 결정됐습니다. 당초 2022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2023년과 2025년, 2027년으로 세 차례 연기됐습니다.
■ 국내 거래소는 파악 쉬운데… 해외 거래정보 확보 한계
추가 유예 논의의 핵심 쟁점은 국내외 거래소 이용자 간 과세 형평성입니다.
국내 거래소의 거래내역과 이용자 정보는 상대적으로 확보하기 쉽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거친 자산은 취득 시점과 가격, 이동 경로 등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같은 가상자산 투자소득이라도 거래 경로에 따라 과세당국이 확보할 수 있는 자료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는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도 국가별 참여 일정이 다릅니다. 미국은 2029년부터 참여할 예정입니다.
국제 정보교환이 충분히 이뤄지기 전에 국내 과세를 시작하면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국가 간 가상자산 거래정보가 최초로 교환된 해의 다음다음 연도 1월 1일부터 과세하도록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2027년 첫 정보교환이 이뤄진다면 시행 시점은 2029년으로 늦춰집니다.
국민의힘에서도 과세 폐지 또는 추가 유예를 요구하는 법안이 발의돼 국회 심사 과정에서 과세 시점과 제도 개편 문제가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 1억 원 벌면 세금 2,145만 원… 취득가액 검증이 관건
현행 제도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에서 취득가액과 부대비용을 차감하고 연간 250만 원을 공제한 금액에 소득세율 20%를 적용합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22%입니다.
취득비용 등을 제외한 연간 이익이 1억 원이라면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9,750만 원에 22%를 적용해 2,145만 원의 세금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실제 거래에서 취득가액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해외 거래소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개인지갑으로 옮겼다가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한 경우, 거래 이력이 연결되지 않으면 최초 취득가격을 검증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거래소와 지갑을 거친 자산은 거래자료를 확보하더라도 자산 이동과 매매를 구분하고 실제 손익을 계산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스테이킹 보상이나 에어드롭 등 다양한 거래 형태에 대한 과세 기준도 정비 과제로 꼽힙니다. 자산을 제공한 조건과 보상 방식에 따라 소득의 법적 성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정보교환이 확대되더라도 거래유형별 과세 범위와 손익 계산 기준까지 자동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 국세청은 11월 고시 준비… 정부는 거래소 의견 청취
정부는 올해 들어 내년 시행을 전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습니다.
임광현 당시 국세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과세 관련 고시를 11월쯤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세청은 거래소의 과세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20일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들과 현장간담회를 열어 과세 준비 상황과 업계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거래소들은 세부 과세 기준이 확정돼야 이를 전산시스템에 반영하고 거래자료 검증 절차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과세 형평성을 둘러싼 논쟁은 다른 투자자산과의 비교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내 상장주식의 소액주주 매매차익은 일반적으로 과세하지 않는 반면, 가상자산은 연간 250만 원을 넘는 소득에 22%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공제액 확대와 손실 이월공제 허용 등 과세제도 자체를 손질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2029년 시행 땐 7년 지연… 과세 기반 정비가 과제
가상자산 과세가 예정대로 2027년 1월 시행되면 해당 연도에 발생한 소득을 2028년 5월 처음 신고·납부하게 됩니다.
청와대가 추가 유예 방침을 정했지만 시행 시점을 변경하려면 국회에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연기 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관련 법안은 다음 달 국회 세법 심사 과정에서 논의될 전망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억 원 수익에 세금 2,145만 원… 과세 형평성 논란 속 거래소 준비도 미흡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가 네 번째 유예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청와대가 시행을 미루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2022년 도입을 목표로 했던 과세제도가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채 과세를 시작하면 국내 거래소 투자자에게 과세가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요 배경입니다. 청년층 여론과 거래소의 준비 부족도 고려됐습니다.
여당에서는 시행 시점을 2029년으로 늦추는 법안까지 발의했습니다. 세 차례 유예에도 취득가액 검증과 거래유형별 과세 기준이 충분히 정비되지 못하면서 추가로 확보할 준비 기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 청와대, 시행 연기 방침… 네 번째 유예 수순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25일)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시행을 미루기로 했으며, 당정 논의도 같은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이 결정됐습니다. 당초 2022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2023년과 2025년, 2027년으로 세 차례 연기됐습니다.
■ 국내 거래소는 파악 쉬운데… 해외 거래정보 확보 한계
추가 유예 논의의 핵심 쟁점은 국내외 거래소 이용자 간 과세 형평성입니다.
국내 거래소의 거래내역과 이용자 정보는 상대적으로 확보하기 쉽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거친 자산은 취득 시점과 가격, 이동 경로 등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같은 가상자산 투자소득이라도 거래 경로에 따라 과세당국이 확보할 수 있는 자료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는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도 국가별 참여 일정이 다릅니다. 미국은 2029년부터 참여할 예정입니다.
국제 정보교환이 충분히 이뤄지기 전에 국내 과세를 시작하면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소득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국가 간 가상자산 거래정보가 최초로 교환된 해의 다음다음 연도 1월 1일부터 과세하도록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2027년 첫 정보교환이 이뤄진다면 시행 시점은 2029년으로 늦춰집니다.
국민의힘에서도 과세 폐지 또는 추가 유예를 요구하는 법안이 발의돼 국회 심사 과정에서 과세 시점과 제도 개편 문제가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 1억 원 벌면 세금 2,145만 원… 취득가액 검증이 관건
현행 제도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에서 취득가액과 부대비용을 차감하고 연간 250만 원을 공제한 금액에 소득세율 20%를 적용합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22%입니다.
취득비용 등을 제외한 연간 이익이 1억 원이라면 기본공제 250만 원을 뺀 9,750만 원에 22%를 적용해 2,145만 원의 세금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실제 거래에서 취득가액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해외 거래소에서 매수한 가상자산을 개인지갑으로 옮겼다가 국내 거래소에서 매도한 경우, 거래 이력이 연결되지 않으면 최초 취득가격을 검증하기 어렵습니다.
여러 거래소와 지갑을 거친 자산은 거래자료를 확보하더라도 자산 이동과 매매를 구분하고 실제 손익을 계산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스테이킹 보상이나 에어드롭 등 다양한 거래 형태에 대한 과세 기준도 정비 과제로 꼽힙니다. 자산을 제공한 조건과 보상 방식에 따라 소득의 법적 성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정보교환이 확대되더라도 거래유형별 과세 범위와 손익 계산 기준까지 자동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 국세청은 11월 고시 준비… 정부는 거래소 의견 청취
정부는 올해 들어 내년 시행을 전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습니다.
임광현 당시 국세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과세 관련 고시를 11월쯤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세청은 거래소의 과세 시스템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20일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들과 현장간담회를 열어 과세 준비 상황과 업계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거래소들은 세부 과세 기준이 확정돼야 이를 전산시스템에 반영하고 거래자료 검증 절차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과세 형평성을 둘러싼 논쟁은 다른 투자자산과의 비교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내 상장주식의 소액주주 매매차익은 일반적으로 과세하지 않는 반면, 가상자산은 연간 250만 원을 넘는 소득에 22%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돼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공제액 확대와 손실 이월공제 허용 등 과세제도 자체를 손질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 2029년 시행 땐 7년 지연… 과세 기반 정비가 과제
가상자산 과세가 예정대로 2027년 1월 시행되면 해당 연도에 발생한 소득을 2028년 5월 처음 신고·납부하게 됩니다.
청와대가 추가 유예 방침을 정했지만 시행 시점을 변경하려면 국회에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연기 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관련 법안은 다음 달 국회 세법 심사 과정에서 논의될 전망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