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2도 .... 절기상 입추(立秋) 무색
영상으로 봐서는 분명 가을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날씨를 보더라도 제법 바람이 불어서 폭염의 기세가 다소 꺽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만 폭염의 기세는 이러한 분위기를 녹이면서, 절기마저 흔들고
있습니다.
가을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를 맞아
구혜희 기자가 들판으로 나가봤습니다
타는 듯한 뙤약볕 아래 분홍빛 연꽃봉오리가 수줍은 얼굴을 드러냅니다.
무더위를 이겨내고 고운 자태를 드러내자,
너도나도 추억쌓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가을의 문턱이라는 입추라고 하지만 좀처럼 여름 열기는 식지 않습니다.
박원양 /제주시 일도일동
"절기상으로 그렇다고는 하는데 체감적으로 느껴지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아직 많이 더워요"
여름 농사를 끝내고 금방 수확을 마친 깻단을 정성스럽게 말립니다.
얼굴엔 연신 땀이 흘러내리지만,
수확할 기쁨에 더위도 참아냅니다.
이맘때 쯤이면 바람도 시원했지만, 올해는 여름 더위가 더욱 길게 느껴집니다.
강복영/제주시 애월읍
"시기로 봐서는 이제 깨 농사 끝나면 가을에 완전히 들어왔다 이런 생각이 들지만 지금 가을이 왔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오늘 제주지역의 평균 낮 최고기온은 32도 수준.
한림지역은 34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해 입추보다는 평균 2,3도 가량 낮았지만 여전히 무더운 날씨를 보였습니다.
폭염특보도 28일째 내려지면서 지난 2008년 이후 최장 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탭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키다리 코스모스는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냈습니다.
관광객들도 더위 속에서 잠시나마 가을의 정취를 느껴봅니다.
권영민 정유성/ 경북 경주시
"가을에 볼 수 있었고, 우리 어릴 때 길가에 코스모스가 참 많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기와서 이렇게 키 큰 코스모스를 보니까 정말 좋아요"
끝을 모르는 폭염 속에 절기도 무색해져버렸지만, 뙤약볕 아래서도 가을은 소리없이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JIBS 구혜희입니다.
구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