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4] 0824 8뉴스
제주 하늘길 정상화... 온종일 공항 혼잡
제주 하늘길 정상화... 온종일 공항 혼잡
제주가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공항도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항공기 운항이 사흘 만에 재개됐습니다.

결항으로 제주를 나가지 못한 승객들이 몰리면서, 공항은 온종일 혼잡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안수경 기잡니다.

태풍 솔릭으로 끊겼던 제주 하늘길이 다시 열렸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공항은 제주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이준규 결항편 대기승객
"일단 결항된 사람들은 이쪽에서 안내해준다고 해서. 날씨 좋고 그래서 늦게라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쪽에 아예 자리를 잡고 대기표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눈에 띕니다.

태풍으로 인한 항공기 결항으로 제주에 발이 묶였던 승객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공항을 찾은 겁니다.

안수경 기자
"항공사 카운터마다 당일 예약 승객에 대기 승객까지 몰리면서, 표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오늘 하루 임시편 79편을 포함 모두 565편이 제주 노선에 투입됐습니다.

공급좌석 수는 10만7천여 석입니다.

엄성근 결항편 대기승객
"우선 오늘 가는 예약 비행기 먼저 하고 1~3자리 비어있는 순으로 지금 진행을 하고 있거든요. 저는 아침 9시부터 와서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

대체 항공편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무더기 결항 사태에 당일 대기 예약을 받지 않는 항공사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지역 공항 사정으로 일부 항공편이 결항되거나 지연 운항되면서 불편은 여전했습니다.

장승빈 단체여행객 (결항편 승객)
"190명이요. (표 못 구하면) 다시 저희가 숙박했던 데로 들어가서, 내일 와서 다시 체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태풍 솔릭으로 지난 이틀동안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한 사람만 5만여 명.

제주 공항이 정상화된 가운데 이번 결항으로 제주에 발이 묶였던 승객 대부분은 이번 주말까지 모두 빠져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안수경 기자
망가진 농심(農心)... 농작물 수확 포기
망가진 농심(農心)... 농작물 수확 포기
고립됐던 제주가 빠르게 정상화를
되찾고 있지만, 아직도 하늘만
원망하는 곳이 있습니다.

강풍과 폭우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농가들입니다.

태풍이 휩쓸고 간 피해 현장을
구혜희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비닐하우스가 폭격을 맞은 듯 완전히 주저 앉았습니다.

단단한 철제 기둥은 뿌리째 뽑혀져 나갔습니다.

태풍 솔릭의 위력을 짐작케합니다.

한희란/서귀포시 대정읍
"다른때는 서너시간만 지나면 새벽에 그냥 없어지는데 24시간 부는 바람은 처음 봤어요. 태풍 매미때 한번 비닐하우스 벗겨지고 이번이 두번째에요"

수확을 앞둔 망고 시설물도 엿가락처럼 무너져 내렸습니다.

망고나무들은 힘 없이 꺾인채 망고들은 나뒹글고 있습니다.

초속 30미터가 넘는 강풍이 12시간 이상 몰아치면서, 시설물과 월동채소 등 농작물 피해가 컸습니다.

농가에서는 난생 처음 겪어본 태풍 이라며 망연자실합니다.

부창주/서귀포시 대정읍
"이렇게 천천히 가는 태풍은 처음 봤어요. 70년 넘게 살았는데 이번 같은건 처음봤어요. 태풍에 이렇게 피해 본적도 없어요"

밭작물 상태는 더 심각합니다.

잘익은 깨들이 비바람에 쓰러져있습니다.

수확을 포기해야 할 상황입니다.

구혜희 기자
"수확을 하지 못한 깨들은 태풍의 거센 비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이처럼 모두 옆으로 누워버렸습니다"

제주자치도가 잠정적으로 집계한 농작물 피해면적은 2천 7백여헥타르.

마라도 면적의 90배나 됩니다.

폭염에 타들어가던 농심을 태풍 솔릭이 할퀴고 가면서 농가들의 근심은 배가 되고 있습니다.

JIBS 구혜희입니다.
구혜희 기자
태풍 피해 '서부지역' 집중... 복구 막막
태풍 피해 '서부지역' 집중... 복구 막막
태풍 솔릭에서 벗어난 제주하늘은
전형적인 가을날씨를 보인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곳곳에 남긴 생채기로 복구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피해 규모도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효형 기잡니다.

대형 건축공사장이 폭삭 주저 앉았습니다.

굵은 철근은 엿가락처럼 휘어버렸고,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구조물은 당시 위험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태풍 당시 대정읍은 초속 40미터 정도의 비바람이 불어 기상청 장비조차 고장날 정도였습니다.

이효형 기자
"태풍 솔릭의 직격탄을 맞은 이 공사장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지지대 전체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태풍이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다는 운진항도 피해가 컸습니다.

활어 임시 보관 시설은 완전히 파손돼 장정 여럿이 끌어올리기에도 힘겨울 정돕니다.

양식장도 벽면 한쪽이 커다랗게 뻥 뚫렸습니다.

뜯겨진 벽 사이로는 양식어류에 치명적인 햇빛과 비바람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져 6천여마리의 광어가 폐사했습니다.

이성율 / 00수산 대표
"바람이 일정한 것이 아니고, 적게 왔다가 한 번 세게 때리니까 그 때는 정말 어마어마한 전쟁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공공시설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제주아트센터는 공연장비를 옮기는 크레인이 작동을 멈췄고, 보호망이 뜯겨졌습니다.

또 강풍에 한 중학교의 천장 자재가 무더기로 날아가 주변 주택가를 덮쳐 자칫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송봉협 / 주민
"유리 깨졌나해서 보니까 꼽아져 있었어요. 이것이 재질도 거칠해서 유리에 흠집도 났어요"

태풍이 지나가자 본격적인 피해조사도 시작됐습니다.

오늘부터 열흘 동안 조사가 이뤄지고, 이후 최종 피해액이 90억원을 넘을 경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됩니다.

제주는 2년 전 태풍 차바 때도 197억원의 피해가 발생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복구가 이뤄지기까지는 얼마가 걸릴지 알 수 없어 피해 주민들의 속앓이는 점점 깊어가고 있습니다.

JIBS 이효형입니다.
이효형 기자
실종 관광객 수색 사흘째
실종 관광객 수색 사흘째
앞서 보신대로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이번 태풍으로 제주에서는 인명피해까지 발생했습니다.

실종된 20대 여성 수색 작업은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당시 사고현장에 대한 출입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소규모 관광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망이 요구되는 대목입니다.

박재현 기잡니다.

실종된 23살 박모씨에 대한 수색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경과 소방대원 등 연인원 140여명과 연안구조정까지 투입돼 수색을 벌이고 있습니다.

박씨가 사진을 찍기 위해 폭포 아래 쪽으로 내려왔다 파도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박재현 기자
“당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난간이 부서질 정도로 얼마나 파도가 세게 쳤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출입통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이때문에 박씨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해안가로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관광객
저기 찍고 파도가 거기까지 올라와서 우리도 갔어.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하셨어요?) 위험하지 엄청위험하지. 왜냐하면 저기서도 찍고 저 폭포도 찍고 할려고 내려간거야.

소규모 관광지에 대한 관리가 요구되는 대목입니다.

태풍이 제주에 다가오는 순간 다른 해안가에서도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지난 밤사이 젊은 남성 두 명이 방파제 위로 올라서는 모습까지 확인됐습니다.

“강한 바람과 함께 불규칙하고 주기적으로 파도가 형성되는데, 파도를 정확히파악하지 못하고 접근을 하다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그런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 피해의 유일한 인명피해를 교훈삼아 앞으로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위한 노력과 안전의식 고취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JIBS 박재현입니다.
박재현 기자
태풍 '솔릭' 확산... 한라산과 바다가 막았다
태풍 '솔릭' 확산... 한라산과 바다가 막았다
제 19호 태풍 솔릭이 하루가 넘게 제주에 영향을 주고 한반도로 상륙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태풍 '솔릭'은 제주를 벗어나면서
세력이 뚝 떨어졌습니다.

태풍의 길목 제주가 태풍의 세력과 진로를 바꿔 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제주가 태풍으로부터
한반도를 지켜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닌듯 합니다.

그 이유를 김동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관측 사상 가장 센 바람과 한라산에 1천밀리미터가 넘는 폭우를 쏟아낸 태풍 솔릭.

제주에선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하지만 다른지역에선 일부를 제외하고, 태풍이 오는지 모를 정도로 피해가 없었습니다.

태풍 솔릭은 제주에 근접한 지난 23일 새벽 초속 40미터를 보이다 하루만에 최대 풍속이 초속 22미터까지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태풍 솔릭이 제주에서 한라산과 부딪히며 에너지가 상당 부분 소진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오랜 시간 제주바다를 뒤집으면서 수온까지 바꿔놨습니다.

일주일 전 최고 30도 수준을 보였던 제주 바다는 태풍 솔릭 때문에 25도 수준으로 크게 내려갔습니다.

평년보다도 2도 가량 낮은 수칩니다.

수온이 1, 2도만 낮아져도 세력이 약해지는 태풍 특성상, 솔릭은 제주 바다에서 스스로 치명상을 입힌 셈입니다.

문일주 제주대학교 태풍연구센터장
"태풍이 제주 근해를 천천히 통과하면서 황해저층 냉수와 표층의 따뜻한 물이 섞이면서 수온이 급격하게 떨어졌구요. 그로 인해서 태풍의 강도가 많이 약해졌습니다. 특히 이번 경우에는 태풍이 너무 느리게 이동해서..."

제주연안의 수온이 떨어지면 육상양식장에선 한시름 놓게 됐습니다.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박사
"평년보다 조금 낮은 수온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태풍의 효과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고, 수온을 검토하고 (고수온 특보) 해제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제주는 태풍 솔릭 때문에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우리나라의 태풍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