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 할머니 장터... 자리 싸움 '시끌'
최근 리모델링이 끝난 제주시 오일장 할머니 장터를 선착순으로 배정하기로 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장터 운영주체가 불명확한데다, 적당한 운영안도 없어 상인회와 제주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박재현 기잡니다.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나 과일을 팔며 지난 20년 간 이어진 할머니 장터.
이른 아침부터 고성이 오갑니다.
"여기 앉으라고 해서 앉긴하는데 저 할머니가 오전부터 못 앉게 하잖아"
리모델링 이후 만들어진 130여개의 판매대를 매 오일장마다 선착순으로 배정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일부 할머니들은 리모델링 전과 같은 자리를 달라며 실랑이를 벌이고, 더 나은 자리를 잡기 위해 밤을 새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정자/제주시 이호동
"세 사람이 저기 자고, 저쪽에서도 세 사람이 자고 그 나머지는 아침에 오고, 그러니까 싸움났지
누구나 와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따로 운영 주체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입니다.
그동안 자발적으로 장터운영을 떠맡아온 상인회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할머니 장터 취지에 맞추려니 분쟁이 생기고 선착순 이외에 안전하고 공정한 배정 방법을 찾을 없다는 겁니다.
제주시도 할머니 장터에서 임대료를 받지 않아 운영주체가 되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상인회와 협의해 시범 운영 기간을 두고 최적의 대안을 찾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이택 제주시 경제일자리과장
"시범 운영 기간에 나타난 문제점이나 방안이 나오면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할머니들이 운영하기에 편안할 수 있도록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안전하게 물건을 팔 수 있게 하겠다며 제주시가 할머니 장터 리모델링에 들인 예산만 3억 원.
당초 취지를 살리면서도 공정하게 장터가 운영될 수 있을 만한 묘책을 찾기 어려워, 할머니 장터의 소음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JIBS 박재현입니다.
박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