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정수장 역세척 하나마나.. 30년 지나서야 확인
(앵커)
강정정수장 유충 문제는 그동안 수돗물 정수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돗물을 마지막 여과시키는 곳이 여과지인데, 이 여과지를 세척하는 것도 30년 넘게 잘못된 시설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취수된 물을 정화하는 급속 여과 시설입니다.
6개 급속 여과지에서 모래와 자갈을 이용해 이물질을 최종적으로 걸러냅니다.
지난해 10월 수돗물 유충 사태 이후, 기존 열흘에 한번하던 역세척을 3일에 한번으로 크게 늘렸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여과 과정에서 모래와 자갈에 이물질이 붙게 되는데,
역세척은 물을 거꾸로 쏘아올려 이물질을 제거하는 겁니다.
장성호 강정정수장 팀장
(인터뷰)-(자막)-"거꾸로 물을 역세척하게 되면, 모래 사이에 있던 이물질들이 다 배출수, 처리수를 통해서 하수 처리를 하고 있고요"
역세척을 시작하자, 여과지에서 누런 흙탕물이 나오는 것이 확인됩니다.
특히 이 정수장 여과지 1곳에는 세척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물과 공기를 함께 쏘아올리는 방식이 적용돼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적이라는 이 역세척 방식은 지난해 10월 유충이 발생한 이후, 오히려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공기를 주입하는 관이 여과사와 붙어 있는 방식으로 설치돼 공기를 넣고 역세척을 하면 모래와 자갈층이 뒤섞여 버리는게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30년 넘게 사실상 잘못된 방식으로 역세척을 해 왔던 겁니다.
역세척은 하나마나였던 셈입니다.
이런 문제는 지난해 유충 사태가 불거지면서, 여과지 내부 모래와 자갈을 전부 교체하는 과정에서야 확인됐습니다.
제주상하수도본부 관계자
(싱크)-(자막)-"가동하게 되면, 밑에 있는 모래도 유실되고, 적정 위치에 공기가 나오는 배관이 (설치)돼야 하는데, 잘못 설치된 것이라서..."
영상취재 고승한
제주자치도가 수돗물 수질은 최상이라며 자신해 왔지만, 일부 정수장에선 무려 30년이나 여과 효과가 떨어지는 시설을 거쳐 가정까지 상수도를 공급해 왔던 겁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