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30] JIBS 8뉴스
제주, 4·3 기획, 2. 종남궤엔 누가 피신?...피난 경로 역추적
제주, 4·3 기획, 2. 종남궤엔 누가 피신?...피난 경로 역추적
(앵커)
JIBS는 4·3 당시 토벌대의 학살을 피해 피신했던 한라산의 종남궤 피신처를 처음 확인해 실상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럼 한라산 중턱의 종남궤까지 누가 피신을 왔었을까요?

당시 중산간 마을 주민들의 피신 경로를 역추적해 봤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한라산 중턱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작은 동굴 '종남궤'.

이곳에서 사람 유해가 나왔다는 얘기까지 처음 확인되면서 4·3 당시 주민들의 피신처로 추정됩니다.

그럼 이 종남궤엔 누가 피신을 왔을까?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가장 큰 마을이었던 무등이왓은 4·3 당시 불에 타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자막)-"4·3 일어나니까 우리 동광은 다 망해버렸지, 사촌도 하나없이 멸족해 버린 집도 있고..."

무차별 토벌 작전이 벌어졌던 지난 1948년 12월.

토벌대는 마을 주민들을 학살한 후 잠복해 있었습니다.

(자막)-"저기 모아 놓고, 죽창으로 마구 찔러서 불 태워버린 곳이 저기라"

다음날 시신을 수습하러 온 주민들을 산채로 붙잡아 불태워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홍춘호 할머니/서귀포시 안덕면
(인터뷰)-(자막)-"불을 붙여버린거지, 불을 붙이니까 사람들은 죽지 않았으니까, 막 뒹굴어, 사람 살려달라고 울고..."

제주 4·3 학살 가운데 가장 잔혹한 학살로 불리는 잠복 학살입니다.

이동현 제주 4·3 연구소 연구원
(인터뷰)-(자막)-"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참혹한 광경이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을 불태워 죽였다. 이건 어떤 이유가 있던 간에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죠"

공포에 질린 무등이왓 등 동광리 주민 상당수는 인근 큰넓궤로 피신했습니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40여일을 버텼습니다.

홍춘호 할머니/서귀포시 안덕면
(인터뷰)-(자막)-"(동굴에서 물이 떨어지면) 우리는 그거 빨아먹으면서 살았다. (아버지에게) 밤이라도 하늘 한번 보여달라고 하면 '나가면 죽는다. 시국 편안해지면 그때 나가서 하늘보자'..."

하지만 큰넓궤마저 토벌대에 발각되고, 주민들은 뿔뿔히 흩어져 피난길에 오릅니다.

지난 1997년 발간된 제주도의회 4·3 피해 조사 보고서에는 당시 동광리 주민들이 한라산 영실로 피난 갔다는 증언이 남아있습니다.

한라산 영실 즉, 볼레오름 인근은 종남궤가 있는 곳입니다.

무등이왓에서 큰넓궤로, 다시 돌오름에서 결국 한라산 영실 인근의 볼레오름까지.

직선거리로도 20킬로미터나 되는 죽음의 피난길이었던 셈입니다.

한상봉 한라산 인문학 연구가
(인터뷰)-(자막)-"토벌작전이 벌어져서 돌오름이 안전하지 못한거에요. 안전하지 못하니까 이분들이 다시 자신들이 생활했던 터전 중에 한 곳인 볼레오름으로 오는데..."

하지만 목숨을 건 피난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눈길을 쫓아온 토벌대는 종남궤가 있던 한라산 볼레오름 인근에서 피난민들을 붙잡아 정방폭포에서 집단 학살합니다.

정방폭포에서 학살된 주민 230여명 가운데 동광리 주민이 30여명으로 가장 많았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4·3당시 동광리부터 시작된 학살과 피난의 역사가 한라산 구석구석에 베어있지만,

살아 돌아온 사람이 없어 한라산 피난의 역사는 여전히 아픔으로 묻혀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 기자
제주, 탄력적 급식 신청 저조...대안은 '전무'
제주, 탄력적 급식 신청 저조...대안은 '전무'
(앵커)
다음달부터 원격수업 중인 학생들도 학교에 나와 급식을 하는 탄력적 급식이 운영됩니다.

점심 해결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조치인데, 탄력적 급식 신청자는 많지 않았습니다.

결식 학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안수경기잡니다.

(리포트)
제주에선 현재 36개 학교에서 전교생의 2/3만 등교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맞벌이 부부들에겐 원격 수업 기간 아이들 점심이 큰 고민거립니다.

이때문에 제주자치도교육청이 다음달부터 원격 수업 기간에도 학교 급식을 제공하는 탄력적 급식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2/3 등교 수업 학교 가운데 77%인 27개 학교에서 탄력적 급식이 시행됩니다.

하지만 탄력적 급식 신청률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신청자가 많은 학교는 124명이었고, 적은 학교는 2명뿐이었습니다.

초등학생들은 그나마 학교가 가까워 신청자가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중고등학교는 거리가 멀어 신청자가 적거나 없었습니다.

중학생 학부모 (음성변조)
(싱크)-(자막)"급식소에서 밥먹는게 위험해서 2주에 한번씩 번갈아 (학교)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밥은 먹으러 오라고 하고, 학교는 오지 말라고 하고. 이게 지금 엇박자인거에요. 밥 먹으러 오라고 할거면 그냥 학교 가면 되지, 마스크 잘 끼고."

탄력적 급식으론 학생들의 점심을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도교육청 차원의 다른 대안은 아직 없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의 경우 급식카드 지원을 확대하고,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배포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민호 제주도교육청 체육건강과장
(싱크)-(자막)"도시락을 준다든가 다른 어떤 대체식으로 학생들에게 중식을 지원할 수 있다 하는 것들은 정확하게 답하기는 현시점에서 조금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다음달 11일까지 연장된 과대학교 2/3 등교 조치가 추가로 연장되거나, 전체 학교로 확대될 수도 있는 만큼, 결식 학생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완 대책이 병행돼야 할 것입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안수경 기자
제주, 금지약품 투약 경주마 도축 유통
제주, 금지약품 투약 경주마 도축 유통
(앵커)
백혈병을 유발하는 금지 약물이 투여된 경주마가 시중에 식용으로 대량 유통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퇴역 경주마 350여마리가 인체에 유해한 약품이 투입된 상태에서 도축됐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지훈 기잡니다.

(리포트)
퇴역 경주마 가운데 일부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도축된 후 식용으로 유통됩니다.

경주마에겐 수시로 약품이 투여되기 때문에 도축을 하려면 반드시 약품 성분이 사라질때까지 휴약기간을 지키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퇴역 경주마가 휴약기간 이내에 도축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이 한국마사회를 감사한 결과 밝혀졌습니다.

제주에선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퇴역 경주마 640마리가 도축됐습니다.

하지만 이중 한국 마사회 동물병원에서 처방한 8개 약품을 투약했던 355마리가 정해진 휴약기간을 채우지 않고 도축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휴약기간이 35일인 겐타마이신을 투약했던 경주마 69마리는 사전 도축됐습니다.

63일이 휴약기간인 페니실린 처방을 받았던 경주마 24마리도 미리 도축돼 유통됐습니다.

심지어 식용말에는 사용이 금지된 페닐부타존을 투약했던 경주마 292마리가 도축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페닐부타존은 인체에 매우 유해한 약품이고, 사람에 투약하면 백혈병과 재생불량성 빈혈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3년간 유해약품 잔류우려가 높은 말고기가 대량유통됐던 셈입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
(싱크)-"(말에 대해) 식용으로 쓰는게 보급화되거나 보편화되지 않았고, 투약금지기간이 설정이 안되어 있던거죠. 지금은 마사회에선 그 약을 안쓰고, 출하제한지시서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감사원은 동물용 의약품이 투약된 퇴역 경주마는 휴약기간이 끝날때까지 출하를 제한하는 지시서를 발급하도록 한국마사회에 주의조치를 내렸습니다.

JIBS 김지훈입니다.
김지훈 기자
제주, 4·3 이젠 '생활 속 역사'
제주, 4·3 이젠 '생활 속 역사'
(앵커)
제주 4·3을 추모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동백꽃 모양 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동백꽃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이젠 제주 4·3이 일상과 함께 하는 생활 속 역사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하창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침부터 제빵제과실에선 색다른 빵만들기가 시작됐습니다.

빨간색 반죽에 팥 앙금을 넣고, 이리저리 모양까지 내고 있습니다.

빵 굽는데 걸리는 시간은 10여분.

오븐 밖으로 나온 빵은 색깔부터 모양까지 동백꽃을 닮아 있습니다.

빵 이름 역시 동백꽃빵.

동백꽃이 4·3의 상징으로 여겨지는만큼, 일상에서도 4·3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부성훈 커피프랜차이즈 대표
(인터뷰)-(자막)4·3의 취지를 잊지 않을 수 있게 저희가 항상 곁에 두고 항상 되새기고 잊혀지지 않길 바라는 의미에서 만들었습니다.

이 빵은 일회성이 아니 1년 내내 유통됩니다.

4·3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여질 예정이라 일상에서의 4·3 알리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A매치 휴식기 막바지에 들어간 제주유나이티드.

연습경기에 나선 선수들의 유니폼엔 동백꽃 패치가 부착됐습니다.

4.3의 상징인 동백꽃을 가슴에 달고 경기에 나섬으로써 도민의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월 내내 홈과 원정 경기 가리지 않고 동백꽃을 통해 4·3 알리기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이규혁 제주Utd. 수비수
(인터뷰)-(자막)제주 구단의 선수로서 제주도민의 아픈 과거를 공감하고 있습니다. 상징적이지만 이 패치를 달고 경기에 임함으로써 팬들에게 아픈 역사를 알리는데 노력하겠습니다.

4·3의 영혼들이 차가운 땅으로 소리없이 스러져갔다는 의미를 내포한 동백꽃.

영상취재 강효섭
최근엔 마스크에도 부착되며 숨겨야만 했던 4·3의 역사가 이젠 일상과 함께하는 생활 속 역사로 변하고 있습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하창훈 기자
제주, 사전 유출 의혹 해소해야
제주, 사전 유출 의혹 해소해야
(앵커)
국토교통부 직원이 제 2공항 사전정보로 투자 권유를 한 것으로 보이는 문자메시지 대화 내용을 JIBS가 입수했습니다.

제 2공항이 들어서면 특정 지역에 신도시가 개발될 것이란 얘기까지 있었습니다.

해당 국토부 직원은 다들 아는 내용을 얘기한 것 뿐이었다는 입장입니다.

신윤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토교통부 모 공무원이 지인과 나눴던 대화 내용입니다.

제2공항 예정지 인접 지역이 신도시가 들어설 자리라며 조용히 투자하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라는 내용도 덧붙였습니다.

국토부 내 아는 동생을 신공항 관련부서로 이동시켰다는 대화도 있습니다.

제2공항 공사가 시작되면 관련 업무에 지원하겠다는 이야기까지 포함됐습니다.

제보자 A씨
(싱크)-자막"(수정완료)"국토부 본청에 아는 후배가 있어서 신공항 개발팀으로 이전했다고 했더라구요. 그 후배는 조금씩 챙겨주면 된다."

해당 국토부 직원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해봤습니다.

몇년전 나눈 대화 내용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그런 이야기를 했다 하더라도 술자리에서 덕담으로 막연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것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제2공항 부지와 관련해 제보자와 상담을 한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정보를 이야기 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또 취재진 통화에서 2015년 여름쯤 제주로 근무지를 옮기기 전에 이미 제 2공항 예정지가 성산읍으로 정해진 걸 다 알고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제 2공항 발표는 11월 이었다며 재차 확인하자, 시점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고 언론을 통해 인지했었다고 정정했습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제 2공항 예정지에서 투기성 토지 거래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국토교통부가 밝힌대로 제 2공항 관련 사전 정보 유출이 없었는지 분명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JIBS 신윤경입니다.
신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