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기획, 피신처 '상장궤' 첫 확인...한라산 토벌 실체 밝혀내야
(앵커)
제주 4·3 당시 무자비한 학살을 피해 중산간 마을 주민들이 몸을 숨겼던 상장궤라는 피신처가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피신처와 피난 경로를 찾아내는게 중요한 건, 집단 학살된 희생자 유해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시 한라산 토벌 작전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4·3 당시 수많은 중산간 마을 주민들이 피신했다는 돌오름 일대.
이곳에는 피난민들이 머물렀다는 일명 '상장궤'라는 곳이 숨겨져 있습니다.
관련 증언과 전문가 자문 등을 토대로 상장궤를 찾아봤습니다.
커다란 바위 밑으로 몸을 숨길 수 있는 깊숙한 공간이 확인됩니다.
돌담을 쌓은 흔적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김동은 기자
(S/U)"4·3 당시 피난민들이 몰렸던 이곳 돌오름 일대는 이런 궤마다 군경의 토벌작전이 계속돼 왔습니다"
지난 1949년 1월 이곳 돌오름 일대에서 대규모 토벌작전이 벌어집니다.
중문과 안덕 등 5개 마을에서 각각 2백명씩 철창을 들고 동원됐습니다.
"중문에 배정받은게 2백명이니까, 우리는 후속부대니까 (무장대를) 직접 보지는 못했고..."
이런 토벌작전을 피해 피난민들이 한라산으로 이동하는데,
당시 피난민들이 숨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명 '작은 종남궤'도 발견됐습니다.
유해가 나왔다는 종남궤 아랫쪽으로, 내부에선 불을 피웠던 흔적이 확인됩니다.
한상봉 한라산 인문학 연구가
(인터뷰)-(자막)-"주변에 바로 냇가도 있고해서 (피난민들이) 찾을 때는 이런 곳을 좋아합니다"
지난 1949년 주한미육군 사령부 일일정보 보고서에는 9연대가 모든 중산간 마을 주민에 대한 집단학살 계획을 채택했다며
산을 빗질하듯 쓸어내려 몰아가는 계획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당시 피난민들 가운데 노약자나 부녀자, 어린이들도 많았지만 토벌대는 이들을 무차별 총살해 업적으로 둔갑시켰습니다.
이동현 제주4·3연구소 연구원
(인터뷰)-(자막)-"토벌대에게 쫒겨 다니다가, 사살을 당하고, 총살을 당했는데, 토벌대들이 시신을 챙기지도 않았을 것이고, 가족들도 시신 수습하기가 힘든 경우들이 굉장히 많았겠죠"
하지만 이런 무차별 토벌이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기록은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김종민 전 국무총리 소속 4·3 위원회 전문위원
(인터뷰)-(자막)-"군경도 그렇고, 미국 입장에서도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이니까 이 자료를 파기시키거나, 또는 미국 입장에서는 공개를 불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자료를 찾기가 힘든 것이지요"
영상취재 윤인수
한라산 피난처와 군경의 토벌작전의 실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는건, 4·3의 진실에 한걸음 다가서는 길입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