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약 유입돼도 검사 불가...검사 장비도 없어
(앵커)
JIBS는 지난해 제주 지하수에 농약과 가축용 항생제가 유입된 실태를 처음으로 입증했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지하수 오염 실태에 대해 기초적인 모니터링을 해나가야 하는데, 아무런 진척이 없습니다.
지하수에 농약 성분이 유입됐는지 확인할 장비도 제대로 없고,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커다란 통에서 무언가 흘러나옵니다.
쓰다남은 농약을 그대로 버리는 겁니다.
제주 도내 농약 사용량은 매년 늘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료:제주자치도)
지난 2013년 5천여톤이던 농약 판매량은 5년 만에 2배 이상 늘었습니다.
특히 물에 잘 녹고, 토양 이동이 빠른 제초제는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지하수로 농약이 유입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셈입니다.
실제 하와이 오아후섬의 쿠니아 지역에선 지난 1980년 지하수에서 농약이 검출돼 일대 지하수 관정이 모두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대규모 정화 사업 이후,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량의 농약이 계속 검출되고 있습니다.
농약에 지하수가 한번 오염되면 사실상 정화가 불가능하다는 얘깁니다.
헤럴드 레오 하와이주 보건국 기획관
(인터뷰)-(자막)-"이 지역은 EPA(미국 환경보호청)의 슈퍼펀드 클린업 사이트(대규모 정화 대책 사업)으로 지정돼 연방정부에서 관리하게 됐고, 결국 폐쇄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제주에선 아직 지하수에 농약과 가축용 항생제가 유입됐는지 분석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수천 종류인 농약 가운데, 성분 분석이 가능한 농약은 겨우 4종에 불과합니다.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높은 제초제 성분은 확인할 수조차 없습니다.
분석 장비가 아직도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지난해 연구 분석 예산도 10%가량 삭감됐습니다.
송영철 제주보건환경연구원 수질 연구과장
(인터뷰)-(자막)-"제일 급한 게 어디에서, 얼마만큼, 어느 정도의 농도로 나오는지가 급한데, 분석하는 장비나 전처리하는 기계들이 아직 없어서 (분석을) 못하는 실정입니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농약 성분이 지하수에서 검출되는지 알아야 보완책 마련이 가능합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제주자치도는 올해 분석 장비를 추가로 들여오고 전문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예산 확보부터 난항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