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획-오염원에서 자원으로 ⑤재활용 필요성 공감 확산...수거·처리체계 바꿔야
(앵커)
플라스틱 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JIBS 창사특집 기획 뉴스. 마지막입니다.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플라스틱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을 쉽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분리수거와 처리 체계를 개선한다면, 얼마든지 플라스틱은 오염원이 아니라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게 이번 기획 취재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이효형, 조창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등굣길 학생들마다 큼지막한 가방을 들고 있습니다.
가방 속에 담긴 건 모두 투명 플라스틱 페트병.
라벨은 떼내고 압착시켜 부피도 줄였습니다.
이 학교에선 플라스틱 재활용 체험 활동으로 한 달 동안 투명 페트병 모으기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투명 페트병을 왜 깨끗하게 따로 버려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도 진행했습니다.
현지은 / 서귀북초 4
(인터뷰)-"라벨 떼고 물로 씻어서 말린 다음에 찌그러뜨려서 뚜껑 닫았어요. 플라스틱 쓰는 양을 조금 줄여야겠다 생각했어요"
1학년부터 4학년 학생들이 모아온 투명 페트병은 100리터 들이 비닐 50여개를 가득 채웠습니다.
학생 교육을 위해 시작했지만, 가족 전체의 생활 습관을 바꾸고, 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고영철 / 서귀북초 학부모
(인터뷰)-"우리 가족은 습관화가 됐어요. 다른 가정은 어떤지 몰라도 점차점차 변화가 되고 있다 생각하고 있어요"
서귀포시의 한 여자고등학교.
점심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투명 페트병을 가지고 나옵니다.
이 학교도 한 달 동안 학생들에게 투명 페트병을 모아오도록 했습니다.
모아온 양에 따라 봉사활동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외부 봉사활동이 줄어든 터라, 학생들의 참여율도 높았습니다.
박윤슬 / 삼성여고 1
(인터뷰)-"코로나19 때문에 봉사활동도 많이 못 다니게 됐는데 그래서 이런 활동 참여로 봉사활동을 대처할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는 것 같고요. 이게 또 어느 단체에 기증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자세히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서귀포시와 자원봉사센터가 마련한 투명 페트병 자원봉사 연계 시범사업은 전국에서 처음 진행됐습니다.
현재까지 이 학교를 포함해 13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학생에겐 봉사 점수로 보상해주고, 시민들에겐 공영주차장 무료이용권 등을 주며 참여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효과는 이미 확인됐습니다.
제주에서 하루 발생하는 투명 페트병이 20% 정도인 350킬로그램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재활용 업체로 보내져 손가방 등의 원료로 사용 중입니다.
고성혁 / 삼성여고 교감
(인터뷰)-"봉사활동 같은 부분에서도 지역사회와 협력을 많이 늘릴 생각입니다.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보다 나은 미래세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주자치도개발공사는 창사 이래 최대 혁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환경 보호와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ESG 경영을 선포했습니다.
지난 2천18년부터 삼다수 페트병 무게를 1.5g 줄여 3년간 플라스틱 발생량을 천 톤 가량 줄였습니다.
뒤이어 라벨이 없는 무라벨 삼다수 제품을 생산 중이고, 시판에 들어갔습니다.
개발공사는 제품 혁신을 통해 2030년엔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반까지 줄일 방침입니다.
생수병을 재사용하면 더 줄일 수 있지만, 규제 때문에 막혀 있습니다.
유럽처럼 페트병을 회수한 후 재가공해 다시 페트병으로 사용하려 해도 관련법이 먼저 개정돼야 합니다.
강경구 제주자치도개발공사 경영본부장
(인터뷰)-자막 페트가 내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법안이 제정되면 재생페트를 먹는샘물 생산에 적용할 계획도 있고요, 그 외에 바이오페트도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
법 제정도 쉽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해양쓰레기는 해양수산부가 담당이고, 플라스틱 폐기물은 환경부가 주무부서라 업무도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주에 맞게 자체 처리할 수 있도록 제주특별법을 개정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진영 제주연구원 연구위원
(인터뷰)-자막 아니면 플라스틱류에 대해서, 1회 용품에 대해서 어느 정도 점검할 수 있는 지침은 필요하다고 보고요, 그게 어느 정도 정책화하게 되면 조금 더 강한 단계로 접근해서 제도화하는 부분도 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강효섭
사람이 쓰다 버린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처럼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오염원이 돼 버렸습니다.
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쉽게 재활용할 수 있게 분리수거와 처리 체계까지 바꿔 낸다면 오염원이던 플라스틱은 자원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입니다.
JIBS 조창범입니다.
이효형, 조창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