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JIBS 10대 뉴스 10) 일상 위협하는 '해양쓰레기'...위기의 제주바다
(앵커)
2021년을 돌아보는 JIBS 10대 뉴스 마지막입니다.
올해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해양쓰레기 문제가 크게 부각됐습니다.
특히 폐어구가 마구잡이로 버려져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막대한 피해를 낳고 있어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하창훈 기잡니다.
(리포트)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아직은 때묻지 않은 곳, 섬 속의 섬 추자도.
겉보기와 달리 곳곳에선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밀려들어온 쓰레기가 해안을 점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안가 테트라포드를 살펴봤습니다.
폐어구들이 잔뜩 끼어있습니다.
치울래야 치울수도 없는 상탭니다.
추자도 뿐 아니라 제주 해안 전역이 해양쓰레기로 덮혀가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5,600톤이던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2015년부터 급증해 지난해에는 1만6,700톤을 넘어섰습니다.
해양쓰레기 수거 공공근로자
"빨간거나 파란거나, 아니면 까만 공들이 다 중국에서 밀려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저것이 2/3를 차지하는 거예요. 이것 같은 경우에도 거의다 보면 이 스티로폼, 부의 같은 경우도 거의다 중국거고."
바닷속 상황은 어떨까?
수심 100M 가량 되는 바다 밑바닥을 트롤 작업으로 훑어봤습니다.
끌어올린 트롤 어망 속에선 온갖 폐어구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대부분 조업하다 손상돼 버려진 어구들입니다.
온갖 종류의 그물과 통발이 뒤엉켜 있습니다.
심지어는 마대에 넣어 일부러 버린 것도 확인됐습니다.
중국어선에서 버려진 폐어구도 상당량입니다.
연안의 마을 어장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김병엽 / 제주대학교 교수
"사실 여기에 있는 해양쓰레기들이 거의 바닥에 해저에 붙어 있으면 해저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산란하거나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잠식해 버리는거죠."
해양쓰레기 때문에 발생하는 어업 손실액도 어마어마합니다.
바닷 속 폐어구에 물고기와 바다생물이 걸려 죽는 유령어업, 고스트피싱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연간 어획량의 10%에 해당하는 4천억원 가량의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폐어구는 사람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선 사흘에 한 번 꼴로 폐그물때문에 어선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폐그물은 물 속에선 잘 보이지도 않아, 해녀나 스쿠버들의 안전사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아네스 고스트다이빙 코리아 회원
"살짝 이런 식으로 만약에 걸리게 된다고 하면 물 속에서는 이게 잘 보이질 않거든요. 그러니까 누가 나를 계속 당기는 느낌이 나고 나는 움직일 수가 없는데 뒤를 보면 아무것도 없고 계속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당황할 수 밖에 없잖아요."
해양 쓰레기는 바다생태계를 파괴하고, 인간들을 위협하는 파괴의 정도도 갈수록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어디에 어느정도 버려져 있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안 돼 있고, 단편적인 수거만 반복할 뿐입니다.
하창훈 기자
"이 때문에 해양쓰레기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정확한 실태조사와 함께, 국제적인 공감대를 끌어내고 협력체계를 갖추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하창훈 (chha@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