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1] JIBS 8 뉴스
(4·3 기획)5. 소리없는 통곡..한라산 피난의 역사
(4·3 기획)5. 소리없는 통곡..한라산 피난의 역사
(앵커)
제주 4·3 기획 마지막 순서입니다.

지난해부터 JIBS는 한라산과 중산간 지역의 4·3 피난처들을 집중적으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중산간과 한라산은 4·3 당시 실상을 그대로 안고 있는 중요한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관련 조사는 부족하기만 합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제주 중산간 고지대에서 발견된 수많은 탄피들은 4·3 당시 참혹했던 상황을 짐작하기에 충분합니다.

지난 1949년 3월 한라산에서 내려오면 살려주겠다는 얘기를 듣고 하산한 피난민만 1만명에 이를 정도로,

중산간 마을 주민 상당수가 한라산까지 올라가 몸을 숨겼습니다.

극도의 추위와 배고픔 속에 수많은 피난민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아직도 정확한 실상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김은희 / 제주4·3연구소 연구실장
"살기 위해서 제주도 사람들이 토벌 작전을 피해서 올라가고, 올라간 곳이 한라산이고, 어떻게 보면 살기 위한 마지막 장소가 한라산이었던 것이죠"

한라산 피난처에서 확인되는 작은 흔적들 조차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별다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70년이 넘는 긴 세월 속에 그대로 방치돼 잊혀지고 있습니다.

김동은 기자
"한라산에는 4·3 당시 피난민들이 숨어 들었던 이런 피난처들이 곳곳에 산재돼 있지만, 아직 제대로된 조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4·3 진상 조사가 접근성이 좋고, 증언자가 많은 해안마을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상대적으로 중산간 고지대와 한라산에 대한 조사는 너무 부족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긴 세월 속에 증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점차 사라지고,

위치 확인에 가장 중요한 당시 지명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한상봉 / 한라산 인문학 연구가
"(증언을 토대로) 그 자리를 찾아가야 되는데, 현재는 한라산에 있는 지명이 연구가 되지 않다보니까, 한라산에 대한 지명이 우선 조사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4·3 당시 증언 속에 있는 지명을 찾아서..."

제주자치도가 올해 처음 4·3 관련 한라산 유적지 조사를 시작할 방침이지만,

예산은 고작 2천만원 수준이라 생색내기에 불과하고, 장기 계획 수립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찬식 / 제주문화진흥재단 이사장
"한라산에 있는 4·3 유적과 당시 주민들의 생활상을 전반적으로 같이 조사해야 4·3의 실상, 전모가 드러난다"

4·3 당시 중산간에서 한라산까지 이어지는 수많은 피난 경로와 피난처, 그리고 무력 충돌의 흔적들.

70년 넘게 묻혀 있는 이 소리없는 통곡에 우리가 대답해야 할 시점입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제주방송 고승한(q890620@naver.com) 기자
윤 당선인, 4·3 추념식 참석..."4·3 유족과 약속 지켰다."
윤 당선인, 4·3 추념식 참석..."4·3 유족과 약속 지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 했던 약속을 지켜 74주년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4.3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첫 시작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강석창기잡니다.

(리포트)

지난 2월 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주 4.3 평화 공원을 참배했습니다.

윤 당선인은 과거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4.3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위로하는 건 국가가 해야할 당연할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자막:그 넋을 기리고 추모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따뜻하게 보듬고 위로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국민의 도리고, 의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방명록엔 무고한 희생자의 넋을 국민과 함께 보듬겠다는 글도 남겼습니다.

"당선되면 4.3 추념식 참석 약속"
4.3 유족들에겐 대통령에 당선되면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윤 당선인의 이 약속이 지켜지게 됐습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윤 당선인이 대선 당시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고, 74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자막:당선인 신분이 될 때 (4.3 추념식) 오겠다고 말씀을 드렸구요. 그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인으론 처음으로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게 되는 겁니다.

4.3 희생자 유족회를 비롯한 4.3 단체들은 윤 당선인이 4.3 추념식에 참석하는게, 다음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4.3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첫 시작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오임종 /제주4.3 희생자 유족회장
"자막:4.3 앞으로 해결해야 될 게 많습니다. 차기 정부에서 해야 됩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오셔서 3만 희생자 영령들 앞에서 그 약속 한번 더 해주시고,꼭 지켜주시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환영합니다."

강석창 기자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하게 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주 4.3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여, 4.3 후속 사업 추진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4.3 추념식은 코로나 19 때문에 지난 2년과 비슷하게 299명만 참석하는 비대면 행사로 준비돼 왔습니다.

행정안전부와 제주자치도는 윤 당선인의 참석이 확정됨에 따라, 4.3 추념식 내용과 일정을 재협의하고 있습니다.

JIBS 강석창입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제주방송 오일령(reyong510@naver.com) 기자
사라지는 알작지 해변.. 검은 퇴적물로 뒤덮여
사라지는 알작지 해변.. 검은 퇴적물로 뒤덮여
(앵커)
둥근 자갈, '몽돌'이 가득한 알작지 해변은 제주 명소 중 한 곳입니다.

일대가 개발되면서 알작지 해변이 사라지고 있는데, 집중호우나 태풍이 지나간 뒤에는 해변에 퇴적물까지 쌓여 주민 불편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연선 기잡니다.

(리포트)

몽돌 자갈로 유명한 제주 알작지 해변.

해변 100미터 구간을 검은 퇴적물이 뒤덮었습니다.

퇴적물로 방파제가 만들어질 정도로 높게 쌓여 있습니다.

잘게 부서진 낙엽과 바다에서 밀려온 쓰레기들입니다.

김시영/주민
"미관상도 그렇고 너무 보기 좋지 않죠.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여기에서 악취가 또 엄청 많이 올라오거든요."

지난 주말 폭우가 내리고 난 뒤 인근 월대천 상류에서부터 떠밀려온 흙에 쓰레기가 섞여 쌓인 겁니다.

김연선 기자
"집중호우나 태풍이 지나간 뒤면 매번 이렇게 해양쓰레기를 포함한 퇴적물이 2미터 넘게 이곳 해변에 쌓입니다."

주민들은 알작지 해변 인근에 방파제와 해안도로가 들어서면서부터 퇴적물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지난 2020년에는 태풍 3개가 연달아 지나간 뒤 100톤이 넘는 퇴적물이 쌓여 수거되기도 했습니다.

매번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지만 수거 외에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양경식/외도동주민센터 산업팀장
"비가 왔을 때 월대천에서부터 많은 낙엽들이 알작지로 유입됐습니다. 이번 주말 일요일 오후 3시경 물때를 맞춰서 인력을 투입해 모두 수거할 계획입니다."

지난 2003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던 알작지 해변.

거센 개발 열풍에 밀려 몽돌은 사라지고, 해양쓰레기가 쌓이면서 제주 명소라는 말은 이미 무색해진지 오랩니다.

JIBS 김연선입니다.

영상취재 - 강명철
제주방송 김연선(sovivid91@jibs.co.kr) 제주방송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