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까지 바꾸는 지하수...강해지는 태풍도 위협
(앵커)
JIBS는 바다로 유출되는 막대한 양의 지하수가 제주 연안 생태계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고 집중적으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육상의 오염물질이 지하수에 녹아 그대로 바다로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날로 강력해지고 있는 태풍도 이런 오염 물질 이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제주와 똑같은 화산섬이자, 지하수 의존도가 높은 하와이.
최근 하와이 산호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바다로 유출되는 지하수, 즉 SGD가 영양분을 과다하게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지하수 유출은 전세계 산호나 연안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남해를 비롯해, 최근 제주에서 잇따라 확인된 적조도 지하수 오염과 연관돼 있다는 얘깁니다.
이은희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오염물질이) 바다로 유입되는 중요 기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영양염 농도가 높은 지하수가 바다로 유출되면 적조나 해안의 부영양화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 전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는 거의 모든 연안에서 막대한 양의 지하수가 매일 바다로 유출됩니다.
제주 연안 생태계 전반이 지하수의 변화에 크게 좌우될 수 밖에 없습니다.
김규범 /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지하수가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전면적에서 일어나고, 수심 깊은 곳에서도 유출되기 때문에 두말할 나위없이 (제주 연안은) 지하수에 완전히 종속된 생태계다"
점차 강력해지고 있는 태풍도 지하수 유출량과 오염물질 수송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GD, 즉 해저지하수 유출은 조석의 차와 파고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태풍이 강해질수록 파도가 높아지고, 강수량도 많아지면서 육상 오염물질이 토양에서 정화되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다로 빠져나가 버리는 겁니다.
화순해변에서 이뤄진 한 연구에서는 태풍이 오기 전보다 태풍이 지난 직후 지하수 유출량이 2배나 늘었고,
이 지하수에 포함된 질소나 인 같은 영양염류 역시 최대 4배나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태훈 /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육상에 축적돼 있던 오염물질들을 한순간에, 순식간에 연안 환경으로 보낼 수 있는 중요한 기작이 될 수 있죠. 결국은 연안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크다고..."
기후변화의 위협 속에 육상 오염을 얼마나 관리할 수 있느냐가 제주 지하수를 지키고, 연안을 보호하는 길이지만,
여전히 연구는 부족하고, 대책도 지지부진하기만 합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