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1] JIBS 8뉴스
"정치적 면죄부 줬다..실망스러워"
"정치적 면죄부 줬다..실망스러워"
(앵커)
4·3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국민의힘 김재원, 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정해졌습니다.

하지만 태영호 의원에 대한 징계를 두고 4·3 유족들은 정치적 면죄부를 줬다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안수경 기잡니다.

(리포트)
4·3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 4·3 추념일은 격이 낮다는 등의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국민의힘 태영호, 김재원 최고위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김재원 위원은 당원권 정지 1년, 태영호 의원은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의결했습니다.

태 의원의 막판 최고위원 자진 사퇴가 징계수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정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
"(김일성 지시설은) 현재로서는 위와 같은 언행은 정부의 진상조사보고서의 조사 결과와 유족 등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의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고, 이는 4·3 희생자 유족 및 유족회 등에 상처를 주어 국민 통합을 저해하였습니다."

4·3 유족회는 최고위원 사퇴 여부를 놓고 징계 수위가 엇갈렸다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더욱이 태 의원은 4·3 발언과 관련해 사과도 없어 유족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김창범 제주4·3유족회장
"상당히 실망감이 크죠. 어떤 정치인에 대한 면죄부를 준게 아니냐. 국민의힘 정당 차원에서라도 이런 폄훼 왜곡에 대해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해주길 유족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제주 4·3 왜곡 발언을 처벌할 수 있는 4·3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현재 상임위 심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정안을 발의한 송재호 국회의원은 국민의힘 역시 최고위원들의 4·3 왜곡 폄훼 발언으로 자체 징계를 한 만큼 반대 명분이 없다며 올 상반기 중 심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4.3에 대해서 폄훼하거나 왜곡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면 처벌할 규정이 마땅치 않습니다. 광주 민주화 운동 기본법에 준하는 처벌 조항을 넣은 것이 법 개정안의 취지입니다. 여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4·3 유족회가 이번 4·3 폄훼 발언과 관련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4·3 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영상취재 오일령
제주방송 안수경 (skan01@jibs.co.kr) 오일령(reyong510@naver.com) 기자
"학교를 믿을 수가 없어요"..왜 교육청에 도움 요청?
"학교를 믿을 수가 없어요"..왜 교육청에 도움 요청?
(앵커)
중간고사에 기출문제가 출제돼 논란이 불거진 학생들이 학교 대신 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성적 평가 방식과 학생인권 침해에 대해 여러차례 학교측에 개선을 요청했지만 거의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다음주 감사에 나서는 제주자치도교육청은 학생인권 침해 조사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강석창기잡니다.

(리포트)
중간고사 수학과목에 기출문제가 상당수 출제돼 논란이 불거진 중학굡니다.

기출문제 출제 사실은 학생들이 국내 기출문제가 탑재된 스마트폰 앱에서 검색하다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학교가 아니라 제주시교육지원청에 먼저 신고했습니다.

몇몇 학생들이 취재진에게 이메일로 이유가 될만한 학교 상황을 알려왔습니다.

일부 교사들이 성적에 따라 학생들을 심하게 차별하거나, 수학 문제를 못 푸는 학생에게 '특수학교 출신이냐?'며 비하발언까지 했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학교 3학년
"근데 다른 선생님들에 대해 애들이 말하는 걸 보면 좀 차별하긴 한다는 말이 있다."

이번 중간고사에 5분 먼저 시험을 시작한 학급도 있었다고 합니다.

특히 머리채를 잡는 체벌을 하거나 수업 도중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오는 교사까지 있다고 전했습니다.

수행 평가 점수가 교사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해당학교 3학년
"쌤(선생님)들마다 평가 기준이 달라서 그것도 지금 애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어요. 쌤들이 불공정하게 처리를 하니까 실망스럽다"

더 큰 문제는 성적 평가 방식과 학생 인권 침해에 대해 그동안 학교에 여러번 개선을 요청했지만 거의 수용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해당학교 3학년
" 건의사항을 회의할 때 말해도 되는게 한 두개, 열개 정도 나오면 한두개 (반영된다)"

이런 학교 분위기 때문에 이번 기출문제 논란도 교육청에 먼저 도움을 요청했던 겁니다.

제주자치도교육청은 오는 15일부터 이 학교 감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수학 기출문제를 출제했던 교사 3명이 집중 조사 대상입니다.

강석창
"이에따라 제주자치도교육청은 기출문제 출제 이유에 대한 감사와 함께, 학생 인권 침해 실태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내 모든 중고등학교 전수조사도 할 방침입니다.

학업성적관리 지침을 어기고 기출문제를 출제한 사례가 더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경수 /제주자치도교육청 교육국장
"다음주에 우리 중고등학교 평가 담당 선생님들을 전부 모셔 놓고 학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긴급 점검하라고 할 거고요"

해당학교에선 다음주 인사위원회를 열 예정이지만, 교육계에선 사립학교라 학생과 학부모들이 수긍할만한 후속 조치가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JIBS 강석창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강명철 (kangjsp@naver.com) 기자
2년 만에 또 낙석...불안한 산책로
2년 만에 또 낙석...불안한 산책로
(앵커)
유명 관광지 가운데 하나인 애월한담산책로에서 4톤으로 추정되는 큰 바위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불과 2년전에도 같은 산책로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사고 지점을 제외한 산책로에 대해서는 그동안 안전 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권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려한 경관으로 하루에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해안 산책로입니다.

산책로 한 곳에 커다란 바위가 놓여있습니다.

높이 1미터, 너비 2미터 정도로 무게는 4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큰 바위입니다.

산책로 바로 옆 절벽 경사면에서 무너진 겁니다.

원래 바위가 있던 곳에는 뒤엉킨 나무 뿌리와 흙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권민지 기자
"무거운 돌이 이곳에서 떨어질 당시의 충격으로 일부가 떨어져 나간 상태인데요. 하마터면 산책로 아래로 굴러 떨어져 큰 피해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사고가 난 건 지난 5일.

당시 애월에는 사흘간 243밀리미터의 비가 내리면서 지반이 약해져 낙석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낙석 발생 목격자
"계단 올라가는데 갑자기 우르르.. 그냥 다 쏟아져 있었어요. 깜짝 놀랐죠. 조금만 일찍 갔으면...여기 위에 서있는 사람들 굉장히 놀랐어요, 아이들도 있었으니까.. 깜짝 놀랐죠."

추가 사고 위험이 높지만, 일부 구간 출입 통제만 이뤄질 뿐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현장을 통행하는 관광객들이 쉽게 확인됩니다.

장지훈 김지현 / 울산광역시

"보행하는 데도 방해될 수도 있고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관광객들 보기에도 별로 안 좋고, 제주에 대한 인식이 좀 떨어질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고가 난 지 엿새 만에 제주시가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추가 붕괴 위험 여부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였습니다.

문제는 이 일대에서 낙석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2년 전에도 2톤 규모의 큰 바위가 산책로에 떨어지는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곳 해안 산책로 대부분이 절벽 경사면 옆에 조성돼 있지만, 사고 지점을 제외하고는 안전 점검이 이뤄진 적은 없었습니다.

이 일대가 급경사지나 붕괴위험지구로 지정되지 않아 정기 안전 점검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입니다.

박춘호 / 제주시청 안전총괄과장
"사면 부분과 그 일대에 추가적으로 위험한 부분들이 있다고 판단이 된다거나 전문가들 자문 의견에서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했을 때는 안전점검 용역을..."

제주 해안가 산책로 대부분이 절벽과 맞닿아 있는 만큼 사고 위험에 대한 선제적 예방조치와 함께 정기적인 안전점검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제주방송 권민지(kmj@jibs.co.kr) 고승한(q890620@naver.com) 기자
불붙은 노키즈존 논란..결국 심사보류
불붙은 노키즈존 논란..결국 심사보류
(앵커)
아동이나 아동을 동반한 보호자의 출입을 제한하는 업소를 노키즈존이라고 합니다.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가운데 전국에선 처음으로 노키즈존 금지 조례안이 제주에서 발의됐지만, 심사보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하창훈 기잡니다.

(리포트)

업주의 정당한 권리냐, 아니면 아동에 대한 차별이자 인권침해냐.

아동출입제한구역, 즉 노키즈존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져왔습니다.

최근 전국적인 관심이 제주에 쏠렸습니다.

전국 처음으로 제주에서 노키즈존을 금지하자는 조례안이 발의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관 상임위원회에선 부정적인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조례안의 취지엔 공감하지만, 국민 권리를 제한해 상위법과 충돌하고 소상공인의 자율도 침해되기 때문입니다.

현지홍 더불어민주당 도의원
조례든 법이든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갈등을 조장하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이의 인권 문제는 1차적으로 부모에게 책임이 있다는 판례에 따라 업주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강하영 국민의힘 도의원
노키즈존을 하지 않았을 때의 이익보다 노키즈존을 했을 때의 이득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결국 제주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는 노키즈존 금지 조례안에 대해 심사 보류 결정을 내렸습니다.

제주자치도는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노키즈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많고, 또 최근엔 노시니어존까지 등장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배척하는 행위가 심해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정 순 제주자치도 아동보육청소년과장
부모 교육이라든가 예스키즈존이라든가 소상공인에 대한 어떤 보험을 조금 지원하는 제도라든가 여러 가지 다각적인 방법으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노키즈존 금지 조례는 불발됐지만, 조례의 취지처럼 인권 차별을 근절하고 상호 존중받는 사회 조성을 위해, 업주의 권리와 아이의 인권이 공존 가능한 방안을 찾기 위한 제주사회의 고민은 더 깊어지게 됐습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영상취재 강효섭
제주방송 하창훈 (chha@jibs.co.kr) 강효섭(muggi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