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3] 0823
태풍 '솔릭'... '24시간' 제주 강타
태풍 '솔릭'... '24시간' 제주 강타
그제(22)부터 제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제 19호 태풍 솔릭이 제주를 통과했습니다.

태풍 솔릭은 수많은 기상 기록을 갈아치우며 제주에 많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비닐하우스가 엿가락처럼 완전히 부서졌습니다.

태풍 솔릭의 강한 비바람에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태풍 솔릭은 새로운 강풍 기록까지 만들어냈습니다.

한라산 진달래밭 순간 최대 풍속은 역대 1위인 초속 62미터를 기록했고, 제주 역시 초속 30미터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김동은 기자
"제주 전역에서 제가 서 있기도 힘들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이번 태풍의 위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태풍 솔릭은 강한 세력을 유지한채 제주 서부 해역을 거쳐 진도 부근 해상으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천천히 북상해 제주에는 만 하루, 24시간 넘게 강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록적인 폭우도 쏟아부었습니다.

이틀간 한라산 사제비에는 1천1백 밀리미터 가량의 폭우가 쏟아졌고, 제주 북부에도 3백밀리미터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가뭄에 바짝 말랐던 도내 하천마다 흙탕물을 토해냈고, 수위 조절을 위한 저류지도 2년만에 수문을 개방했습니다.

정순선 서귀포시 대정읍 사계리
"(예전 태풍은) 이렇게 길게 가지 않았습니다. 비바람이 조금 불다가 사라졌는데, 이번에는 어제부터 불기 시작해서 밤새도록..."

이런 길고 강력한 태풍에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높은 파도에 20대 관광객이 휩쓸려 여전히 실종된 상탭니다.

아직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않았지만, 태풍으로 하루종일 불안감에 떨었던 제주섬은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 기자
제주 이틀째 고립... 항공편 운항 중단
제주 이틀째 고립... 항공편 운항 중단
태풍 솔릭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제주를 연결하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완전 통제됐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모든
항공 노선과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습니다.

강풍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수천가구가 정전으로 뜬 눈으로 밤을 샜습니다.

안수경 기잡니다.

제주공항은 이틀째 마비 상탭니다.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중단되면서 모든 항공편의 운항이 취소됐습니다.

오늘 하루 결항 편수만 486편, 4만 여명이 제주에 발이 묶였습니다.

이용객들은 대기표라도 구할 수 있을 까 쉽게 공항을 떠나지 못합니다.

더욱이 태풍이 제주를 빠져나갔지만, 타지역의 기상악화로 항공편 운항 재개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김나영 경기도 수원시
"내일까지 표가 결항이라고 하더라고요. 토요일날 표가 있는데, 순차적으로 앞에서 부터 하고, 저는 일요일날. 어쩔수 없죠, 뭐"

바닷길도 막혔습니다.

7개 항로 11척 여객선 운항이 여전히 전면 통제됐고 부속 섬을 잇는 도항선들도 운항이 중단됐습니다.

강한 비바람에 정전 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안덕면 사계리와 대정읍 상모리 등에서 1만 가구 넘게 정전됐다, 더디게 복구 되면서 아직도 4천여가구에는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허매숙/서귀포시 대정읍
"전기가 너무 자주 꺼지고 왔다갔다해서 냉장고도 다 빼고, 텔레비전도 빼고. 불도 꺼놓은 상태입니다. 너무 불안해요."

삼양수원지에서 별도봉정수장을 잇는 600mm 상수도관의 이음부가 파손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안수경 기자
"강한 압력에 상수도관이 파열되면서, 현장에선 긴급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출된 양만 5천 톤이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상효 제주자치도 상하수도본부
"30년 정도된 노후관로입니다. 수압에 못이겨서 이음부에서 파손된 것 같습니다. 단수도 일부분 있겠지만, 단수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복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도교육청이 모든 학교에 휴업 조치를 결정하면서, 이미 등교한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등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지금) 하교하고 있습니다. 예, 휴교하고 있습니다."

태풍 솔릭이 제주를 빠져나갔지만, 태풍이 가져온 제주섬의 고립과 불편이 정상화 되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안수경 기자
피해 속출 ... 제주전역이 '생채기'
피해 속출 ... 제주전역이 '생채기'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이번 태풍
'솔릭'은 앞서 전해드린대로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체류 시간이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본격적인 피해조사가 시작되면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까지 피해 상황을
이효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체육관 건물 지붕이 뻥 뚫렸습니다.

태풍이 몰고 온 강한 바람에 지붕이 뜯겨졌 날아갔습니다.

온갖 도구를 동원해 쏟아지는 빗물을 퍼날라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아래층으로 밀어내는 빗물은 마치 폭포수 같습니다.

김동규 / 제주자치도체육회 관리과장
"판넬이 바람이 부니 들썩들썩 거렸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바람이 점점 세지는거예요. 그러다 와장창 하더니 다 날아갔어요. 한꺼번에"

150억원을 들여 만든 건물이지만, 지어진지 4년만에 무려 3번이나 똑같은 일이 반복됐습니다.

이효형 기자
"이곳은 4년 전에 강풍으로 지붕 일부가 나가 떨어져 보수공사까지 이뤄졌는데 이번 태풍이 몰고온 강풍에 또다시 무너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밤새 쏟아진 빗물이 순식간에 집 전체를 집어삼켰습니다.

잇따른 침수 신고에 배수작업마저 늦어지면서 주민들은 그저 망연자실 할 뿐입니다.

주민
"지하부터 시작해서 1층 바닥까지 차버렸어요. 그런데 물이 넘치는 것은 어느정도 막을 수 있었다고 보거든요"

태풍 솔릭의 강한 비바람은 제주 곳곳에 상처를 남겼습니다.

강풍에 그대로 꺾여버린 신호등은 마치 실에 메달린 인형처럼 위태롭게 흔들립니다.

어른 무릎까지 빗물이 차오른 도로에선 배수로를 뚫는 작업이 한창이지만,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양식장에서도 강풍과 정전으로 인한 각종 피해가 보고됐습니다.

서귀포시 위미항에서는 지난달 태풍 쁘라삐룬에 이어 이번에도 91톤 정도의 시설물이 파도에 휩쓸려갔습니다.

제주가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피해조사가 시작되면, 실제 피해규모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JIBS 이효형입니다.
이효형 기자
태풍 '솔릭' ... '이동속도' 피해 키워
태풍 '솔릭' ... '이동속도' 피해 키워
태풍 솔릭의 이동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느렸습니다.

역대 태풍 중 가장 느릴 정도였는데,
문제는 느린 속도지만 여전히 세력은유지했다는 점입니다.

더구나 만조시간까지 겹쳐 월파피해마저 발생했습니다.

박재현 기잡니다.

도로 위로 야자수가 듬성듬성 눈에 띕니다.

길바닥에는 부러진 야자수가 뒹굴고, 남은 야자수들도 위태롭게 흔들립니다.

박재현 기자
"초속 40미터에 달하는 강한 바람에 도내 가로수 수백여그루가 속절없이 부러졌습니다."

이동 속도가 느려 제주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보니 피해가 컸습니다.

마종철 굴삭기 운전자
"다섯시 되기전부터 야자수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그때부터 (지금까지) 작업했습니다 따로 연락오면 계속 가서 치우고치우고 하는 거니까, 밤새 대기했다가 하는 겁니다. "

이때문에 한라산에 기록적인 폭우도 내렸고, 도내 곳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김미애/서귀포시 남원읍
물이 지금 새서 밑에 차단기도 다 내린 상태고 난리도 아니에요, 장사를 해야하는데. 대비를 한다고 했는데 이 정도로 셀줄은 몰랐거든요.

태풍 솔릭은 당초 시속 23km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현재는 시속 4킬로미터까지 속도가 떨어졌습니다.

역대 가장 느린 태풍이 될 전망입니다.

제20호 태풍 시마론의 간접영향과 진로를 바꿔 북상할 때 타고갈 바람 길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일주 제주대학교 태풍연구센터장
"전향을 했는데(방향을 바꿨는데) 타고갈 편서풍이 없으니 속도를 못내고 있는거죠. 저위도에서는 흔히 있지만 우리나라 위도에서 이렇게 느린 경우는 아주 드물거든요."

또 느린 이동 속도 떄문에 태풍이 제주에 가장 근접하던 시기에 만조까지 겹쳐 월파피해도 발생했습니다.

가장 느린 태풍으로 제주에 큰 영향을 준 이번 태풍이 한반도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전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JIBS 박재현입니다.
박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