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운동장, 학기 초엔 무용지물
요즘 초중고 학교 운동장엔 흙이나 인조잔디 대신 천연잔디로 조성한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1년에 한두달, 특히 학년 초엔 누구도 사용을 못하는 운동장이 되고 있습니다.
하창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제주시내의 한 초등학교, 넓은 운동장엔 푸른 천연 잔디가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하루종일 운동장을 이용하는 학생은 단 한명도 없습니다.
근처의 중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달 말까지는 운동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상상하는 푸른 운동장 조성을 위해 해마다 3~4월은 잔디보호 차원에서 운동장 출입을 금지하기 때문입니다.
(보식을 한 잔디가) 자리를 잡을 동안은 어쨌든 (통제를) 해줘야지 안그러면 그냥 다 흙바닥됩니다. 지금 이게 다 흙바닥...
학생들도 사전통보를 받은 만큼, 학교 방침을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조잔디를 사용한 결과 몸이 아픈적이 많았기 때문에 잔디가 자란 후에 기다렸다가 쓰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학생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보통 1년에 한두달이지만, 방학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1년의 반은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몇 달동안 사용을 못해가지고 축구도 많이 못하고 그래서 조금 짜증도 나고 좀 답답해요.
학부모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잔디보호도 중요하지만, 교육은 잔디보호가 아닌 학생들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운동장의 본연의 목적이 애들이 자유롭게 스트레스도 풀고 학업에 지친 아이들이 뛰어놀고 하는 공간이 돼야 하는데 그것이 아니어서 목적들이 도대체 뭘까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도내에 천연잔디 운동장이 조성된 학교는 130곳 정도.
관리와 조성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곤 있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잔디보호 정책이 자칫 무용지물 운동장을 만드는 건 아닌지 고민이 필요해졌습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영상취재 고승한
하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