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망연자실' .. '대체 파종씨앗이 없다'
(앵커)
가을장마와 연이은 태풍이 할퀴고 간 제주 곳곳은 복구 손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멍들대로 멍든 농심은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밭으로 향한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대체 파종할 씨앗도
턱없이 부족해 한숨 소리만 들녘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하창훈 기잡니다.
(리포트)
태풍이 지나간 제주 들녘이 바빠졌습니다.
농경지가 겨우 제 모습을 드러냈지만, 물 속에 잠겼던 농작물 상태는 눈에 띄게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당근 재배농가
요새 자주 비오고 태풍오고 계속 물이 고여있으니까 얘들도 물에 고여 있을 때 숨도 못쉬고 하니까, 얘들도 못견디죠. 그래서 하는거죠.
근처의 감자밭도 사정은 마찬가지.
혹시나 하는 심정에 방제작업을 해보지만, 이미 마음은 올해 농사를 접었습니다.
고규홍 제주시 구좌읍
지금 이만큼 커야되고 꽃이 피어야 되는데 태풍 세 번 맞으니 뭐 정신이 없는거죠. 안돼요.
가을장마에 우박, 연이은 세번의 태풍에 제주 농민들이 망연자실했습니다.
전례없는 이상기후로 어느 작물할 것 없이 폐작 위기를 맞았고,
폐작 전 두세번에 걸친 파종작업으로 영농비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썬 뾰족한 대책도 없습니다.
대체파종 시기는 이미 지나버린데다, 대체파종을 할 수 있다해도 심을 수 있는 씨앗을 구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김완진 제주시 구좌읍
지금 할 작물이 없어요. 더러는 살고 더러는 죽어 있기 때문에 다른 농사는 할 수가 없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잇따른 궂은 날씨를 이겨내 왔지만, 더 이상 방법이 없는 현실에 제주 농민들의 마음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하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