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정부 무관심이 더 큰 상처"
(앵커)
지난달 20대 여성이 모더나 백신 접종 후 숨졌는데, 질병관리청이 모더나 백신은 혈전증 검사 대상이 아니라며 3차례나 검사를 거부해 전국적인 논란이 됐습니다.
갑작스레 딸을 잃은 가족들은 후속 절차를 알려주거나 유감의 뜻을 전하는 전화 한통 없다며, 정부의 무관심에 더 큰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김동은 기자가 유족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교사가 되겠다며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22살 A씨.
아버지는 지난 7월30일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딸의 마지막 모습이 생생합니다.
A씨 아버지
(인터뷰)"가까이 와서 '아빠 나 숨차고 어지러워' 말이 끝나기 동시에 내 앞에서 시멘트 바닥에 고꾸라졌어요. 뇌 CT를 찍어보니까 뇌동맥 2가닥이 있는데 한쪽은 보이는데, 한쪽이 안 보이는거에요. 뇌동맥에 혈전이 차서 막혔다는 거에요"
지난 7월26일 모더나 잔여 백신을 접종했던 A씨는 이상 반응으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지난달 7일 숨졌습니다.
A씨 아버지
(인터뷰)-(자막)-"(중환자실 앞에서) 아빠는 항상 네 곁에 있다. 넌 외롭지 않아, 아빠가 있으니까, 아빠가 지켜줄게. 이렇게 크게 외치면서 안에 들리는지 안들리는지 모르지만 문이 열릴 때 아빠 목소리라도, 아빠 음성의 파동을 전달하고 싶어서..."
A씨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던 당시,
제주자치도가 백신 부작용의 일종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TTS 검사를 요청했지만 질병관리청이 3차례나 거부하던 상황이었습니다.
A씨 아버지
(인터뷰)"딸을 보낼 준비가 안됐잖아요. 작별 인사도 없었고, 딸을 보내려고 한복이나 꽃신도 준비되지 않았으니까"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사는 유족들을 더욱 애통하게 하는건, 부검 같은 후속 행정 처리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정부의 무관심이었습니다.
A씨 아버지
(인터뷰)"우리 유가족들이 심리적으로 공황상태인데, 정부에서는 누구 하나 전화 오는 사람도 없고, 유감 표현한 사람도 아무도 없고..."
제주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는 신고는 A씨를 포함해 모두 13명.
영상취재 윤인수
현재까지 9건은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A씨 사례 등 4건은 조사가 진행중입니다.
A씨 아버지
(인터뷰)"국가 정책에 충실해서 백신 맞고 사망했어요. 그럼 사망자 애도를 한다던가 유족에게 사과 표현을 한다던가. 아무런 조치가 없잖아요. 아무런 조치가..."
JIBS 김동은입니다.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