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이브리드 병동' 필요 실감...예산 확보 막막
(앵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제주의 열악한 의료 체계의 한계가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급변하는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에서 처음으로 감염병 전담 병동이 추진되고 있지만,
어려운 점이 한 둘이 아닙니다.
김동은 기잡니다.
(리포트)
코로나19 확진으로 에크모 치료를 받고 있는 40대 중증 환자가 수술실로 옮겨집니다.
수술은 임시로 마련된 음압 수술실에서 진행됩니다.
제주에는 감염병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음압 수술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평상시에는 일반 환자를 치료하고,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 발생하면 수술실을 포함해 병동을 통째로 감염병 대응에 활용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병동이 제주에서 처음 추진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예산입니다.
전체 사업비의 75%인 3백억원이 넘는 예산을 자체 부담해야 하는데, 예산 확보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7년 16억원 수준이던 제주대병원 적자폭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에 137억원을 훌쩍 넘어, 9배 가량이나 높아졌습니다.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여유 병상을 확보하느라, 병상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송병철 / 제주대학교병원장
"적절한 병원의 수입 증대를 통해서 추후 제주도민들을 위한 중요한 의료기관이나 시설들을 보강하고, 보충해야 하는데, 병원 적자폭이 커지면 그런 기본적인 기초 인프라 확충에 상당히 많은 지장이 있습니다"
특히 국비나 지방비 지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기부금을 모집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현행 기부금품법에 따라 국립대병원은 기부금 접수만 가능할 뿐, 기부금을 모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적극적으로 기부 모집을 하고 있는 사립대학교 병원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학병원협의회가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이윱니다.
지난 10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개정안은 지난 6월 다시 발의됐습니다.
오영훈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코로나19 전담을 하는 국립대병원의 재정적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서 필요한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열악한 제주 공공의료 체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책 검토가 요구됩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 윤인수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