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6] JIBS 8 뉴스
"항내 정박 불가능"...파고 수치 분석해보니
"항내 정박 불가능"...파고 수치 분석해보니
(앵커)
어촌정주 어항은 크기는 작지만, 제주지역 어촌 마을의 기반이 되는 항포구입니다.

이 항포구에 선박 접안이 가능한지를 여부를 판단하는 항내 너울 높이 일명 '정온도'를 확인해봤더니,

접안 자체가 불가능한 곳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동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업을 마친 어선 1척이 항구에 들어옵니다.

넓은 접안 시설을 놔두고, 포구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와 배를 댑니다.

바다에서 밀려드는 너울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최덕호 선장
"일본 남쪽에서 태풍만 발생해도 여기서는 너울이 많이 들어와서 그러니까 도저히 태풍 불때는 피항을 가야 하는데..."

포구 안쪽에는 어선과 레저보트 등이 정박했지만,

어선 접안 시설이 설치된 남쪽 방파제는 텅 비어 대조를 이룹니다.

김동은 기자
"항내로 너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이곳에서는 배들이 정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항구 한쪽에서는 수리 작업도 한창입니다.

한달 전쯤 항내에서 어선이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도내 항포구에서 발생하는 침수나 전복 등 알려지지 않은 피해는 휠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명복 / 서귀포시 남원읍
"요즘들어서 물이 급격히 빠지고, 들면서 특히 바람이 센 날은 더 물이 올라오잖아요. 그래서 배들이 그럴때 많이 다치는 경우가 많죠"

이 항포구에는 너울이 얼마나 유입될까?

항만에서 너울이 얼마나 일어나는지, 파고 분포도 일명 정온도를 확인해 봤습니다.

모델 분석 결과, 남동쪽에서 파도가 밀려들 경우, 항내 정온 기준 0.4미터 이하의 파도는 보이지 않습니다.

항내에서 접안 자체가 어렵다는 얘깁니다.

항내 접안을 위해선 현재보다 방파제를 90미터나 추가 확장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재 조사가 이뤄진 도내 14곳의 항포구 상당수에서 항내 접안이 불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문제는 이런 기초 조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제주시 지역내 어촌 정주 어항 36곳 중에 겨우 25%,

서귀포시는 10곳 중 50%만 이 조사가 진행됐고, 지난해부터 이마저도 중단된 상태입니다.

안성호/ 제주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제주해역, 아니면 동해 해역, 남해, 서해마다 파랑 환경이 굉장히 다르거든요. 그 해역에 맞는, 그리고 항포구에 맞는 상세 수치 해석이 필요하고요"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기상과 해수면 상승 여파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소규모 항포구가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실태 조사와 제도 개선 등 재검토가 요구됩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