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3] JIBS 8뉴스
제주, 4·3의 늑인, 김두황 할아버지 이야기
제주, 4·3의 늑인, 김두황 할아버지 이야기
(앵커)
MZ세대가 4·3을 겪은 세대와 함께하는 추석 기획 뉴스 순서입니다.

오늘은 4·3 당시 내란죄라는 죄명을 쓰고 수감생활을 했다 70여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김두황 할아버지가 어떤 생을 겪어왔는지 들어봤습니다.

신윤경 기잡니다.

(리포트)

지팡이를 짚고 법원 앞에선 할아버지.

소리 높여 무죄를 외칩니다.

범죄자라는 누명을 70년 만에 벗게 됐습니다.

김두황 / 4·3 수형인, 일반재판 첫 재심서 무죄
"오늘 기쁜 날이니까.. 내 무죄 판결 받았습니다. 박수한 번 쳐주쇼."

성산읍에서 마을신문을 만드는 청년 김현지씨.

4·3 당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같은 마을의 김두황 할아버지를 만나러 갑니다.

김현지 / 제주동쪽마을신문 ‘곱을락’ 대표
"4·3 때 엄청 힘든 일을 겪으셨다고 들었는데 그 당시 이야기 들려주실 수 있으세요?”

김두황 할아버지의 4·3은 원통과 억울함입니다.

스무 살이던 청년 두황은 민보단으로 활동하며 마을 보초를 서고, 서무를 보기도 했습니다.

어느날, 잘못된 제보를 들은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아니라고 몇 번을 말했지만 재판까지 받게 된 할아버지.

내란죄라를 죄명을 쓰고 목포 형무소에서 지내던 어느날.

탈옥사건이 발생합니다.

김두황 / 4·3 수형인
"와당탕 소리가 나는 겁니다. 조금 있으니까 확 대문이 열렸어요. 거기 공장에 있는 직원들이 섞여서 나가요. 막 나가요. 그러던 도중에 총알은 막 들어오는 거라.”

수백 명이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도 기적처럼 생을 이어간 할아버지.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 6·25 전쟁이 시작되면 또 한 번 죽을 고비를 맞았습니다.

이승만 정부는 공산당 세력에 협조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예비검속을 실시했습니다.

전과자라는 이유로 예비검속에 잡혔던 할아버지를 구한 건 부당한 명령을 따를 수 없다고 했던 성산포 경찰서의 문형순 서장이었습니다.

구속에서 풀려나 한국전쟁에 참전하기도 했지만 전과자라는 낙인을 지우기까지는 70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김현지 / 제주동쪽마을신문 ‘곱을락’ 대표
"요즘 세대들이 아무래도 4·3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잘 모르다 보니까 그동안 무관심하게 있다 보니까 그게 우리 문제라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그것들을 어떻게 끌어안고 우리의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같이 끌어갈 수 있을까.”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어온 김두황 할아버지.

지금 세대가 과거와 같은 과오를 겪지 않길 바라며 매일 기억을 더듬어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억을 기록으로 남겨 되풀이 되지 않게 하는 일은 남은 세대의 몫이 됐습니다.

JIBS 신윤경입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신윤경(yunk98@jibs.co.kr) 기자
제주, 예상 넘긴 25만명 입도...방역 '촉각'
제주, 예상 넘긴 25만명 입도...방역 '촉각'
(앵커)
지난 추석 연휴에 당초 예상보다 5만명이나 많은 25만명이 제주를 다녀간 것으로 집계돼, 수도권 코로나 19확산세가 제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주 방역 당국은 다음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사회적거리두기가 3단계로 완화되자, 자영업자들의 숨통이 그나마 트이게 됐습니다.

안수경 기잡니다.

(리포트)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제주공항 워크스루 선별진료솝니다.

여행 가방을 든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입니다.

지난 17일부터 엿새동안 공항에서만 6천건이 넘는 검사가 이뤄졌습니다.

추석 당일과 연휴 마지막 날, 이틀동안에만 5천명 가까이 몰렸습니다.

추석 연휴 타지역 방문 후 음성확인서를 요구하는 학교나 직장이 많아 검사자 95%가 제주도민이었습니다.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제주를 찾은 귀성객과 관광객은 25만여 명.

예상보다 5만 명이나 더 많습니다.

추석 연휴 닷새간 발생한 코로나 19 확진자는 하루 7명 정도인 37명.

제주도 방역당국은 이동량이 많았던 만큼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가 제주로 번지지는 않을까, 연휴 이후 확진자 발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임태봉 /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
"이번주와 다음주 초까지 후유증이랄까, 다녀간 후에 확진자의 감염경로가 분석될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예의주시하는 상황 회의를 하고 있고, 분석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남과 동시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3단계로 완화됐습니다.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이 4명까지 허용되고, 예방접종 완료자를 포함하면 8명까지 모일 수 있습니다.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등도 영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유흥업소 업주
"아, 죽지못해 살죠. (3단계되면) 인원 제한이 있다해도 8인까지니까, 또 제주도는 백신 맞은 사람이 많잖아요. 그래서 조금 기대를 하죠. 당연히 또 (상황이) 나아져야 하고요."

제주 방역 당국은 다음주 코로나 19 확진자 추가 발생 추이를 보면, 추석 연휴로 인한 재확산 여부가 확인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안수경(skan01@jibs.co.kr) 기자
제주, "한달 더, 급한 불 껐지만"....걱정 여전
제주, "한달 더, 급한 불 껐지만"....걱정 여전
(앵커)
당초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이달말 끝날 예정이라 다음달부터 대규모 실직난이 우려됐습니다.

정부가 지원 기간을 한달 더 연장하기로 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제주 관광업계의 고용 불안은 여전합니다.

김지훈 기잡니다.

(리포트)

제주시내 한 4성급 호텔입니다.

추석 연휴 제주 방문객이 25만명이나 됐지만, 호텔 영업은 기대를 밑돌았습니다.

전체 170여개 객실 가운데 절반을 겨우 채운 정도였습니다.

코로나 19 발생 이후, 매달 경영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당장 경영 개선을 기대하기도 어렵지만, 휴업을 할 처지도 아니라 버틸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석달가량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덕에 직원을 크게 줄이진 않았습니다.

홍영건 / 'H'호텔 총지배인
"아무래도 재정적인 부분이 당장 크죠. 그리고 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도 기간도 충분히 연장될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상당히 도움이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호텔처럼 올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업체 절반 가량이 관광분야 업체들입니다.

33% 정도였던 지난해보다 올해 관광업계 경영 압박이 더 심하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올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당초 이달말 끝날 예정이라 걱정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정부가 올해 고용유지지원금 시한을 한달 더 추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여행업과 관광숙박, 항공기와 외국인 전용카지노 등 15개 특별고용업종이 대상인데 제주는 대부분 업종이 포함됩니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이미 올해 고용유지지원금은 바닥이 났고, 내년 지원 여부는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관광업계에선 빠르면 오는 11월부터 무급 휴직이 늘어나고, 고용 불안이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남진 / 제주도관광협회 본부장
"고용유지지원금이 현재 기준이 180일에서 90일, 그리고 30일이 더 확대됐지만 2개월을 더해서 올해 12월말까지 연장해줄 것을 간곡히 건의드립니다"

지난 상반기만 해도 제주 관광이 살아난다는 청신호가 있었지만, 하반기코로나 19가 확산 여파가 커지면서
다시 대규모 실직난을 경고하는 적신호가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JIBS 김지훈입니다.

영상취재 - 윤인수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