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셔틀 대기구간 등 폭염 사각지대 여전
공항 측 “혼잡 완화·안내 강화” 밝혔지만, 현장 체감 ‘제자리’
“예산 없다”는 공항.. 수억 원대 임대료는 어디에 썼나
# 하계 성수기 제주공항은 다시 한 번 ‘운영의 민낯’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루 9만 3,000명, 17일간 158만 명의 여객이 이용하는 정점의 시기.
공항공사는 특별대책을 가동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불편은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불편의 시작은, 제주에 도착한 첫 걸음부터 다가옵니다.
■ “햇볕 피할 곳조차 없다”.. 셔틀 대기구간 방치된 폭염 사각지대
19일 찾은 제주국제공항.
공항 청사를 나와 렌터카 셔틀버스 대기 공간까지는 도로를 건너 지붕이 덮인 아케이드형 구조로 연결돼 있지만, 수백 미터에 이르는 보행 구간은 햇볕과 열기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냉방설비는 물론, 미스트나 냉풍기 하나 없이 땡볕 아래 그대로 노출된 구조입니다.
체감기온이 35도를 넘는 날이면, 관광객들은 입도 첫날부터 ‘찜통 대기’를 감내해야 합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만 되면 반복되는 문제인데, 공항 측에 열 저감장치 도입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늘 ‘예산이 없다’는 말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 쿨링포그? 제주공항에선 “검토조차 없다”
‘쿨링포그(Cooling Fog)’는 미세 수분을 공기 중에 분사해 온도를 낮추는 친환경 냉방 설비로, 이미 국내 주요 관광지와 야외시설에서 도입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공항에는 도입은커녕 검토조차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제주도내 관광학과 A 교수는 “관광 공항이라면 최소한 쿨링포그 같은 기본 열환경 설비는 고려돼야 한다”며 “지금은 사실상 무대응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필요성을 제안했지만 돌아온 건 또 예산 얘기뿐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 임대료는 받지만 편의는 외면.. “공공성 잃은 운영”
문제는 구조입니다.
렌터카 셔틀버스 외부 대기공간은 공항공사가 업체들에 유상 임대한 구역입니다.
렌터카 업체들은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임대료를 공항에 납부하고 있지만, 해당 공간에는 냉방이나 열환경 개선은 전무합니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임대료는 꼬박꼬박 받으면서도, 기본적인 설비 하나 갖추지 않는 건 수익은 챙기고 책임은 외면하는 운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혼잡 대응 강화” 밝혔지만.. 여전히 ‘땀 흘리는 공항’
공항 측은 특별교통대책으로 △동선 정비 △안내요원 배치 △카운터 조기 개방 △검색대 탄력 운영 △체험형 팝업스토어 등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장 인력도 10명 증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용객 체감은 다릅니다.
여전히 검색대 줄은 길고, 여객 흐름은 쉽게 정체됩니다.
일부 시설은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한 운영되기도 합니다.
성수기 대응이라는 명목이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 하루 9만 3천 명, 항공기 512편.. 시스템은 이미 임계점
제주공항은 이번 성수기 17일간 8,697편의 항공편과 158만 명의 여객을 수용합니다.
작년보다 각각 2.6%, 3% 증가한 수치입니다.
주차장은 1,100면 추가 확보됐지만, 렌터카 구간 혼잡과 검색대 병목은 여전합니다.
자동 시스템 가동률도 들쭉날쭉합니다.
■ “시설 남을까”라는 반박에.. 지금 필요한 건 ‘상시 인프라’ 개념 전환
일부에선 “성수기 한철 쓰자고 시설 확충하면 나중에 관리비만 늘어난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호합니다.
관광학계의 B 교수는 “공항은 일시적 대응이 아니라 상시 수요를 고려한 인프라 개념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며 “더위는 매년 오고 기후 변화는 더 심화되고 있다. 수요는 이미 고정된 수준인데다 늘면 더 늘지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비용 때문에 미스트 하나 못 두는 공항이 과연 관광지 관문으로 제기능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 공항은 공간이 아니라 ‘기억’이다
이용객 9만 명이 찾는 관문에, 미스트 하나 설치하지 못한 여름.
그럼에도 인력 10명 증원만으로 ‘혼잡 완화’를 자평하는 시스템.
‘줄 서는 기억’만 남는 출입구.
지금 제주공항에 필요한 건 자족에 빠진 선언이 아닌 감각입니다.
수치가 아니라 실감입니다.
공항은 그저 건축물이 아닌, 지역의 첫인상입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주에서 공항은 관문이자, 여행의 시작 그리고 기억의 출발점”이라며 “그 기억이 ‘덥고, 막혀 있고, 줄만 섰다’로만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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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측 “혼잡 완화·안내 강화” 밝혔지만, 현장 체감 ‘제자리’
“예산 없다”는 공항.. 수억 원대 임대료는 어디에 썼나

# 하계 성수기 제주공항은 다시 한 번 ‘운영의 민낯’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루 9만 3,000명, 17일간 158만 명의 여객이 이용하는 정점의 시기.
공항공사는 특별대책을 가동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반복되는 불편은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불편의 시작은, 제주에 도착한 첫 걸음부터 다가옵니다.
■ “햇볕 피할 곳조차 없다”.. 셔틀 대기구간 방치된 폭염 사각지대
19일 찾은 제주국제공항.
공항 청사를 나와 렌터카 셔틀버스 대기 공간까지는 도로를 건너 지붕이 덮인 아케이드형 구조로 연결돼 있지만, 수백 미터에 이르는 보행 구간은 햇볕과 열기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냉방설비는 물론, 미스트나 냉풍기 하나 없이 땡볕 아래 그대로 노출된 구조입니다.
체감기온이 35도를 넘는 날이면, 관광객들은 입도 첫날부터 ‘찜통 대기’를 감내해야 합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만 되면 반복되는 문제인데, 공항 측에 열 저감장치 도입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늘 ‘예산이 없다’는 말뿐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제주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전경.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제공)
■ 쿨링포그? 제주공항에선 “검토조차 없다”
‘쿨링포그(Cooling Fog)’는 미세 수분을 공기 중에 분사해 온도를 낮추는 친환경 냉방 설비로, 이미 국내 주요 관광지와 야외시설에서 도입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공항에는 도입은커녕 검토조차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제주도내 관광학과 A 교수는 “관광 공항이라면 최소한 쿨링포그 같은 기본 열환경 설비는 고려돼야 한다”며 “지금은 사실상 무대응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필요성을 제안했지만 돌아온 건 또 예산 얘기뿐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 임대료는 받지만 편의는 외면.. “공공성 잃은 운영”
문제는 구조입니다.
렌터카 셔틀버스 외부 대기공간은 공항공사가 업체들에 유상 임대한 구역입니다.
렌터카 업체들은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임대료를 공항에 납부하고 있지만, 해당 공간에는 냉방이나 열환경 개선은 전무합니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임대료는 꼬박꼬박 받으면서도, 기본적인 설비 하나 갖추지 않는 건 수익은 챙기고 책임은 외면하는 운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혼잡 대응 강화” 밝혔지만.. 여전히 ‘땀 흘리는 공항’
공항 측은 특별교통대책으로 △동선 정비 △안내요원 배치 △카운터 조기 개방 △검색대 탄력 운영 △체험형 팝업스토어 등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장 인력도 10명 증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용객 체감은 다릅니다.
여전히 검색대 줄은 길고, 여객 흐름은 쉽게 정체됩니다.
일부 시설은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한 운영되기도 합니다.
성수기 대응이라는 명목이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변화’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장에 몰린 인파가 길게 늘어서 있다. 일부 구간은 ‘승객이 적다’는 자의적 판단으로 자동수속이 중단되고 수동 검사만 이뤄지며, 줄은 쉽게 줄지 않는다.
■ 하루 9만 3천 명, 항공기 512편.. 시스템은 이미 임계점
제주공항은 이번 성수기 17일간 8,697편의 항공편과 158만 명의 여객을 수용합니다.
작년보다 각각 2.6%, 3% 증가한 수치입니다.
주차장은 1,100면 추가 확보됐지만, 렌터카 구간 혼잡과 검색대 병목은 여전합니다.
자동 시스템 가동률도 들쭉날쭉합니다.
■ “시설 남을까”라는 반박에.. 지금 필요한 건 ‘상시 인프라’ 개념 전환
일부에선 “성수기 한철 쓰자고 시설 확충하면 나중에 관리비만 늘어난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호합니다.
관광학계의 B 교수는 “공항은 일시적 대응이 아니라 상시 수요를 고려한 인프라 개념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며 “더위는 매년 오고 기후 변화는 더 심화되고 있다. 수요는 이미 고정된 수준인데다 늘면 더 늘지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비용 때문에 미스트 하나 못 두는 공항이 과연 관광지 관문으로 제기능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 공항은 공간이 아니라 ‘기억’이다
이용객 9만 명이 찾는 관문에, 미스트 하나 설치하지 못한 여름.
그럼에도 인력 10명 증원만으로 ‘혼잡 완화’를 자평하는 시스템.
‘줄 서는 기억’만 남는 출입구.
지금 제주공항에 필요한 건 자족에 빠진 선언이 아닌 감각입니다.
수치가 아니라 실감입니다.
공항은 그저 건축물이 아닌, 지역의 첫인상입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주에서 공항은 관문이자, 여행의 시작 그리고 기억의 출발점”이라며 “그 기억이 ‘덥고, 막혀 있고, 줄만 섰다’로만 남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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