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과 드라마, 관광 관심지도를 다시 쓰다
리뷰와 공유, 전환 속도의 격차 드러내
두 권의 보고서, 국가별 맞춤 전략의 필요성 강조
제주관광공사가 동시에 낸 두 권의 보고서는 통상적인 연구 성과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는 “어디에 관심이 쏠렸는가”를, 다른 하나는 “얼마나 빨리 행동으로 옮겨졌는가”를 기록했습니다.
1편에서는 일본과 대만이 보여준 관심의 구조를 짚었고, 2편에서는 싱가포르와 베트남의 전환 속도를 분석했습니다.
[연속 기획] 3편은 이 흐름을 종합해 산업 전략으로 번역합니다.
데이터가 말하는 ‘관심과 속도의 법칙’을 어떻게 상품, 채널, 정책으로 설계할 것인가.
그것이 제주 관광의 미래 좌표입니다.
■ 관심은 상품으로 묶일 때 힘을 갖는다
보고서의 핵심 지표는 ‘버즈(buzz)’였습니다. 게시글, 댓글, 공유, 해시태그를 모두 포함한 소셜 언급량입니다.
숫자는 그저 소음이 아니었습니다. 어디서 불씨가 지펴지고, 어떤 체험이 여행자의 리스트에 오르는지를 보여주는 언어였습니다.
일본에서 승마체험은 425건에서 3,160건으로 늘며 총 3,585건을 기록했습니다. 아이돌이 탄 예능 프로그램 한 편이 제주를 ‘성지순례형 관광지’로 만든 사례입니다.
대만에서는 해녀체험이 6,700% 폭증했습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방영 이후 실제 관광객이 63%나 증가했습니다.
관광 업계 관계자는 “관심을 상품으로 묶는 순간 체류 시간과 소비 단가가 같이 올라간다”며, “팬덤이 만든 좌표, 드라마가 만든 장면을 체험 번들화하는 능력이 바로 경쟁력”이라고 말했습니다.
■ 속도를 가른 건 채널의 성격이었다
같은 콘텐츠라도 어느 채널에서 소비됐는지에 따라 전환 속도는 전혀 달랐습니다.
싱가포르는 리뷰 중심 시장이었습니다.
전체 버즈는 350건으로 많지 않았지만, 리뷰 채널 비중이 13%를 넘었습니다. 유네스코 투어 버즈는 500% 급증했고, 후기가 예약으로 직결됐습니다.
실제로 드라마 방영 직후 ‘투어’, ‘가이드’ 같은 실행형 키워드가 늘면서 관광객이 50%나 증가했습니다.
반면 베트남은 공유와 저장 중심이었습니다.
캠핑 버즈가 28% 늘었지만 예약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언젠가 가고 싶은 곳”이라는 누적 관심이 서서히 쌓였습니다.
한 여행사 실무자는 “싱가포르는 후기를 팔아야 하는 시장이고, 베트남은 꿈을 팔아야 하는 시장”이라며 “같은 콘텐츠라도 KPI가 달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산업 전략 “번들·채널·타이밍”
두 권의 보고서가 던진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제주 관광의 경쟁력은 이제 ‘관심을 어떻게 상품화하느냐’, ‘속도를 어떻게 전략으로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관광 마케팅 전문가의 해석은 직설적입니다.
“제주 관광은 더 이상 풍경을 보여주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데이터를 읽고 관심이 전환되는 길목을 설계하는 산업으로 바뀌었다”는 지적입니다.
이어 “성패를 가르는 건 숫자가 아니라 타이밍과 구조를 읽는 능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이제는 산업 설계의 시간”
팬덤은 이야기를 만들었고, 드라마는 체험을 브랜드로 키웠습니다.
리뷰는 신뢰를 예약으로 당겼고, 콘텐츠는 불씨를 잠재 수요로 바꿨습니다.
제주 관광의 다음 좌표는 한층 선명해 보입니다.
관심을 번들로 묶고, 채널을 전략으로 설계하며, 타이밍을 성과로 연결해야 합니다.
관광은 이제 감각적 소비를 넘어, 설계 가능한 산업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주 관광이 더 이상 자연에만 기댈 수 없다”며, “데이터와 스토리, 채널과 타이밍을 종합해 설계하는 능력이 산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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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공유, 전환 속도의 격차 드러내
두 권의 보고서, 국가별 맞춤 전략의 필요성 강조

제주 관광 보고서가 드러낸 관심 구조와 전환 속도를 기반으로, 국가별 맞춤 전략을 설계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팬덤·드라마·리뷰·체험이 상호 산업 방향을 새로 짜는 모습을 시각화했다.
제주관광공사가 동시에 낸 두 권의 보고서는 통상적인 연구 성과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는 “어디에 관심이 쏠렸는가”를, 다른 하나는 “얼마나 빨리 행동으로 옮겨졌는가”를 기록했습니다.
1편에서는 일본과 대만이 보여준 관심의 구조를 짚었고, 2편에서는 싱가포르와 베트남의 전환 속도를 분석했습니다.
[연속 기획] 3편은 이 흐름을 종합해 산업 전략으로 번역합니다.
데이터가 말하는 ‘관심과 속도의 법칙’을 어떻게 상품, 채널, 정책으로 설계할 것인가.
그것이 제주 관광의 미래 좌표입니다.

2023년 6월부터 2025년 5월까지 2년간 해외 소셜에서 수집된 제주 체험·활동 관련 국가별 버즈량. 일본이 전체의 79.9%를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높았고 대만(13%), 베트남(3.8%), 싱가포르(3.4%)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관심은 상품으로 묶일 때 힘을 갖는다
보고서의 핵심 지표는 ‘버즈(buzz)’였습니다. 게시글, 댓글, 공유, 해시태그를 모두 포함한 소셜 언급량입니다.
숫자는 그저 소음이 아니었습니다. 어디서 불씨가 지펴지고, 어떤 체험이 여행자의 리스트에 오르는지를 보여주는 언어였습니다.
일본에서 승마체험은 425건에서 3,160건으로 늘며 총 3,585건을 기록했습니다. 아이돌이 탄 예능 프로그램 한 편이 제주를 ‘성지순례형 관광지’로 만든 사례입니다.
대만에서는 해녀체험이 6,700% 폭증했습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방영 이후 실제 관광객이 63%나 증가했습니다.
관광 업계 관계자는 “관심을 상품으로 묶는 순간 체류 시간과 소비 단가가 같이 올라간다”며, “팬덤이 만든 좌표, 드라마가 만든 장면을 체험 번들화하는 능력이 바로 경쟁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국가별 제주 체험·활동의 상위 10개 버즈 분포. 일본은 승마체험과 트레킹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대만은 해녀체험이 두드러졌습니다. 베트남은 감귤체험과 캠핑이 고르게 분산됐으며, 싱가포르는 트레킹과 유네스코 투어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속도를 가른 건 채널의 성격이었다
같은 콘텐츠라도 어느 채널에서 소비됐는지에 따라 전환 속도는 전혀 달랐습니다.
싱가포르는 리뷰 중심 시장이었습니다.
전체 버즈는 350건으로 많지 않았지만, 리뷰 채널 비중이 13%를 넘었습니다. 유네스코 투어 버즈는 500% 급증했고, 후기가 예약으로 직결됐습니다.
실제로 드라마 방영 직후 ‘투어’, ‘가이드’ 같은 실행형 키워드가 늘면서 관광객이 50%나 증가했습니다.
반면 베트남은 공유와 저장 중심이었습니다.
캠핑 버즈가 28% 늘었지만 예약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언젠가 가고 싶은 곳”이라는 누적 관심이 서서히 쌓였습니다.
한 여행사 실무자는 “싱가포르는 후기를 팔아야 하는 시장이고, 베트남은 꿈을 팔아야 하는 시장”이라며 “같은 콘텐츠라도 KPI가 달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가별 제주 관련 체험·활동이 어떤 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는지 보여주는 도표. 일본은 ‘X(구 트위터)’ 의존도가 90%를 넘고 대만은 뉴스와 유튜브 중심, 베트남은 뉴스와 페이스북 비중이 컸다. 싱가포르는 리뷰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이 고르게 활용된 것이 특징이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산업 전략 “번들·채널·타이밍”
두 권의 보고서가 던진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제주 관광의 경쟁력은 이제 ‘관심을 어떻게 상품화하느냐’, ‘속도를 어떻게 전략으로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일본·대만·싱가포르·베트남의 제주 체험 키워드와 전환 방식, 전략 포인트를 정리한 도표. 일본은 승마, 대만은 해녀, 싱가포르는 유네스코 투어, 베트남은 캠핑이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국가별로 다른 전환 경로와 맞춤 전략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관광 마케팅 전문가의 해석은 직설적입니다.
“제주 관광은 더 이상 풍경을 보여주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데이터를 읽고 관심이 전환되는 길목을 설계하는 산업으로 바뀌었다”는 지적입니다.
이어 “성패를 가르는 건 숫자가 아니라 타이밍과 구조를 읽는 능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이제는 산업 설계의 시간”
팬덤은 이야기를 만들었고, 드라마는 체험을 브랜드로 키웠습니다.
리뷰는 신뢰를 예약으로 당겼고, 콘텐츠는 불씨를 잠재 수요로 바꿨습니다.
제주 관광의 다음 좌표는 한층 선명해 보입니다.
관심을 번들로 묶고, 채널을 전략으로 설계하며, 타이밍을 성과로 연결해야 합니다.
관광은 이제 감각적 소비를 넘어, 설계 가능한 산업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주 관광이 더 이상 자연에만 기댈 수 없다”며, “데이터와 스토리, 채널과 타이밍을 종합해 설계하는 능력이 산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팬덤과 드라마, 리뷰와 공유가 제주 관광의 좌표를 다시 그려내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담은 이미지.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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