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대표, '건국전쟁2' 관람 후폭풍
정청래 "4·3 유족 상처 또 건드려...
국민 무시·극우 아스팔트 세력 자인"
野김종혁 "지방선거 제주도 표 어쩌려고"
제주 정치권·시민사회서도 비판 봇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제주4·3을 왜곡·폄훼했다는 논란을 빚는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한 것을 두고 여야를 막론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여권 내부에서도 "내년 지방선거를 어떻게 치르려는 것이냐"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늘(1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소속 의원이 대놓고 역사를 왜곡한 영화를 봤다며 자랑했다"며 "국민의힘이 (국민에게)피로를 안긴 한가위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정 대표는 "아물어가던 제주4·3 유족들의 상처를 다시 아프고 깊게 건드렸다"라며 "영화 관람 인증이 아니라 국민을 무시하겠다는 인증이고 극우 아스팔트 세력임을 자인한 인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내년 지방선거, 제주도 선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도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는데, 제주도 표를 어떻게 하려는지 걱정된다"며 "정무적으로 잘못된 판단"이라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4·3은) 제주도에 있는 사람들이 희생당한 것 아닌가"라며, " 육지에 있는 사람들이 우르르 와서 서북청년단 같은 분들에 의해 학살에 가깝게 죽은 것이기 때문에 감정이 없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공산주의자들이 섞여 있었다고 해도 일반 양민이 희생당한 것을 모른 척하거나 죽어도 싸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일부 극단적인 강경 우파들에게는 속 시원했을지 모르지만 선거를 앞두고 옳은가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장동혁 대표는 추석 연휴 이튿날인 지난 7일 서울 영등포의 한 극장에서 '건국전쟁2'를 관람했습니다. 해당 영화는 제주4·3 사건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영화진흥위원회에서도 편향성과 완성도 부족을 이유로 독립영화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앞서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지역 5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앞서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장 대표의 영화 관람은 국민의힘이 여전히 극우 정당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며 관람 계획 취소를 촉구했지만, 장 대표는 계획을 강행했습니다. 이 단체는 장 대표의 관람 뒤에 다시 성명을 통해 "국민들의 민심을 살펴도 모자랄 공당의 대표가 추석 연휴 한복판에 극우의 민심만 살피는 정당으로 전락되고 있음을 스스로 입증하고 말았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인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을)은 "윤석열 정부의 제주 홀대와 도민 무시는 국민의힘이라는 당의 총의였다는 게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장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도당 역시 "국민의힘이 내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극우의 힘에 편승하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논평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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