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2] JIBS 8뉴스
제주, 추석기획3-너에게 못다한 이야기/중산간마을의 설움,강춘자 할머니 이야기
제주, 추석기획3-너에게 못다한 이야기/중산간마을의 설움,강춘자 할머니 이야기
(앵커)
추석을 맞아 4·3 겪은 세대와 MZ세대의 만남을 마련한 기획 순서.

오늘은 중산간 마을에서 영문도 모르고 피난길에 나섰던 월평 마을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신윤경 기잡니다.

(리포트)

녹음이 우거진 한라산.

한모루로 불리던 이곳은 한 때 허허 벌판의 동산이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며 풀과 나무가 무성한 곶자왈로 변했습니다.

70년 전 이곳에 피난 왔던 어르신 두 분이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땅을 50cm 정도 파고 억새로 요렇게 눌러서 덮어서 살았죠.
그래도 죽지 않으니 내려가서 살았죠.

역사에 관심이 많은 고등학생 지오.
좀 더 깊게 알고 싶은 제주 4.3의 이야기.
책에서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강춘자 / 4·3 유족
"이야기 하는 거 보니까 용강으로 해서 월평으로 불태운다고 '어떤 사람 와서 모여서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어’ 하니까 (어머니가) 그럴 리가 있겠냐고…….그 때가 9시 쯤 됐을 거야. 밤에.

4·3 당시 아홉 살이던 할머니.
우연한 기회에 누군가 마을을 불태울 것이란 이야기를 들은 게 시작이었습니다.

이지오 /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
"큰 사건인데도 잊혀져선 안 될 사건인데도, 되게 작게 나와있거나 아예 안나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 의아해 했던 게 있어요.

이번엔 기록된 역사가 아닌 살아있는 4·3의 이야기를 만나보려합니다.


1948년 10월.
제주의 제9연대장 송요찬 소령은 해안선으로부터 5km이외의 지점은 통행을 금지했습니다.

이곳을 오가는 이는 폭도로 규정하고 총살하겠다고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강춘자/4·3 유족
"(산에) 올라가 보니까 소나무 밭에 움막을 지어 사는데 살 수가 없었어. 날이 밝아 나가보니까 할머니 한 분이 눈을 녹여서 (솥에) 담았는데 가득 담아도 (끊이면) 줄어들고……."


피난길에서 돌아왔지만 가족을 잃고 살 곳까지 없어진 중산간 지역의 주민들.
기어코 삶을 이어갔습니다.

강춘자 / 4·3 유족
"징글징글하지. 고생했으니까. 살아온 걸 생각하면. 사니까 살았어."

살암시믄 살아진다는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

그 속에는 어떻게 든 삶을 이어가기 위해 몸부림 쳐왔던 4.3 생존자들의 희생과 고통이 담겨 있습니다.

JIBS 신윤경입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신윤경(yunk98@jibs.co.kr) 기자
제주, 해양쓰레기에 몸살 앓는 '바다거북'
제주, 해양쓰레기에 몸살 앓는 '바다거북'
(앵커)
요즘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이 해양쓰레기 때문에 죽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바다거북을 살리기 위한 방류사업까지 진행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사람 때문에 바다거북이 죽고 있는 것입니다.

하창훈 기잡니다.

(리포트)

바다 정화활동에 나섰던 주민들에 의해 발견된 바다거북입니다.

앞다리쪽이 폐그물에 꽁꽁 감겨 꼼짝도 못하고 있습니다.

바다거북은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인 해양생물입니다.

이 때문에 제주에선 지난 2017년부터 바다거북을 방류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사람이 버린 해양쓰레기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문동환 / 바다거북 구조 주민
"우리가 그물을 다 떼내고 거북이가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움직이는데, 중심을 잡지도 못하고, 바위에 막 부딪히는거예요. 부딪히다가 가만히 멈췄는데, 정말 인간이 밉더라고요. "

실제로 사체로 발견되는 거북이도 많습니다.

해마다 30~40마리의 사체가 발견되고, 이 중 10마리 정도는 그물에 걸려 익사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부검을 했을 땐 70% 정도의 사체에서 해양쓰레기가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김일훈 /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연구원
"쓰레기는 어업활동을 할 때 발생하는 플라스틱이나 폐그물 조각같은 것들도 있었지만, 그 외에 낚시줄이나 낚시바늘 같은 경우 금속 조각 같은거, 생활쓰레기, 비닐봉지 이런 것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양오염이 심해질 수록 바다 생태계는 교란되고, 목숨을 잃는 바다생물 개체수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JIBS 하창훈입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화면제공 - 시청자

하창훈 (chha@jibs.co.kr) 기자
제주, 추석연휴 24만명 찾아...확산양상 촉각
제주, 추석연휴 24만명 찾아...확산양상 촉각
(앵커)
추석 연휴기간 24만명이상 제주를 다녀가면서, 이제는 분주함도 다소 마무리되는 분위깁니다.

코로나19 확산세도 당장은 주춤한 양상인데요,

문제는 연휴 이후부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지훈 기잡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제주공항은 승강장부터 벌써 만원입니다.

보내는 마음이나, 떠나는 마음이나 아쉽기는 매한가집니다.

코로나19에 어쩌나, 고민할 게 많은 귀성길이었기에 최대한 지킬 건 지키면서 가족과 함께 연휴를 보냈습니다.

김창석 / 서울시 마포구
"(제주에) 와서 돌아다니며 관광도 하고 싶었지만 최대한 자제를 했고, 집에서 부모님과 좋은 얘기 나누면서 식사하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벌써 두 번째 맞이하는 코로나 추석에, 역귀성에 나서는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고영주 / 부산시 사상구
"아들의 직장이 제주도에 있으니까, (고향에) 올라올수도 없어서, 아이 때문에...그래서 우리가 직접 내려왔다가는거죠"


연휴기간 엿새 동안 귀성객과 관광객 24만 여명, 하루 평균 4만 명 이상 제주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그만큼 제주를 빠져나가면서 공항 만은 종일 분주함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김지훈 기자
"이동량이 늘어난 추석연휴 이후에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조용한 전파가 늘어나지는 않을까, 앞으로 확산양상에 촉각이 모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확진자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연휴가 시작된 18일부터 21일까지 28명이 신규 확진돼, 하루 평균 7명 꼴 감염됐습니다.

아직 감염 여파는 크지 않다고 하지만 외부 유입을 통한 감염 비중은 증가세이고 잠복기를 감안할 때 확산 추이도 지켜봐야 합니다.

또 수도권 확산세도 여전해 잇따른 대체휴일 등 황금연휴를 앞두고 재확산 우려 역시 배제할 상황이 아닙니다.

추석연휴를 보내고 당장 거리두기 3단계로 하향 조정을 맞게 되면서, 방역 일선에는 더한층 긴장 수위를 높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JIBS 김지훈입니다.

영상취재 - 고승한
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