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은 하루 만에 강화.. 착륙 안전, 10개월째 제자리
혼잡과 위험, 모두 현장과 승객으로 전가
APEC 대비 보안검색 강화로 제주국제공항이 사실상 ‘마비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국정감사는 그 혼잡의 원인이 단지 ‘일시적 보안 강화’가 아니라 더 깊은 시설·운영 관리 공백에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대합실에서는 승객이 멈추고, 활주로 안전 인프라는 10개월째 제자리입니다.
정작 책임져야 할 곳이 뒤로 숨을수록 불편과 위험은 고스란히 현장과 승객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 보안만 올리고 효율은 방치… “지연 부담은 현장 몫”
한국공항공사가 지난 24일부터 전국 공항 보안등급을 ‘주의’로 상향한 이후, 제주공항 탑승수속·보안검색 체류시간은 80분 안팎까지 불어났습니다.
주차장은 상시 포화, 검색대 대기 즐은 대합실을 빙 돌아 꼬리를 물었습니다.
한 항공사의 지상직 직원은 ”지연도 민원도 모두 항공사와 승객 몫”이라며, “총체적 운영 책임인 공항공사가 현장에 서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 수하물 병목, 운항 지연으로 확산… “혼잡이 안전까지 갉아먹는다”
운항관리 관계자는 ”슬롯 충돌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혼잡이 그대로 안전 리스크가 되고 있다”며, “수하물 병목으로 승객이 탑승하지 못한 사례까지 생겼다”고 했습니다.
안전은 검색대 앞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활주로에서 완성됩니다.
지금 제주공항은 단 한 축만 과증폭된 상태입니다.
■ 사고 대책 “상반기 완료” 발표… 제주만 설계 단계 멈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무안 사고 이후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 개선을 상반기 완료하겠다더니, 제주공항은 예산도 확정되지 않았고 설계 단계”라고 질타했습니다.
국토부는 “공항별 사정에 차이가 있다”며 연내 순차 추진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항공 수요 1순위 공항의 안전 기반이 10개월째 제자리라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 조류 충돌은 급증… 감시 체계는 ‘엽총 시대’
2020년 154건 → 2023년 290건.
버드 스트라이크는 급증했습니다.
제주는 철새 이동 경로에 있어 상시 위험 공항입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주요 공항은 레이더 기반 감시가 기본인데, 우리는 어떤 공항도 설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항공사는 “2027년까지 도입 목표”라고 답했지만 현재 위험도를 고려하면 지나치게 늦은 대응입니다.
■ 국가행사엔 즉시 대응… 일상 안전은 뒷전
보안 강화는 하루면 시행태세를 완료됐습니다.
하지만 상시 안전 기반 개선은 매번 “추진 중”이라는 말뿐입니다.
안전은 공항 운영의 본체, 보안은 그 기능을 지키는 수단입니다.
지금은 그 위치가 뒤집혀 있습니다.
■ 위험은 사라지지 않아… 단지 가장 민감한 구역으로 이동할 뿐
검색대 혼잡은 게이트 병목으로 이어지고, 결국 활주로 안전까지 침식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곳은 수하물 처리 라인입니다.
한 현장 관계자는“검색 라인이 막히면 수하물 벨트가 서고, 벨트가 서면 모든 절차가 동결된다”며, “이게 시간당 심하게는 수차례 반복되는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제는 장비가 아니라 설계”라면서, “현재 인원과 라인 구성으로는 피크타임을 버티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항 운영은 ‘돌발 변수를 흡수해야 하는데, 작은 흔들림에도 바로 균열이 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또 다른 운항 실무자는 “임시로 사람을 더 세워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보완이 아니라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운영 한계가 명확한데도 책임은 늘 아래로 내려온다”며,“지금 구조가 멈추는 건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공항 안전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혼잡을 방치하면 위험은 그대로 활주로로 이동한다”고 경고합니다.
■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 “누가 책임지는가”
제주공항이 지켜야 할 기준은 분명합니다.
항공기가 쉬지 않고, 승객도 멈추지 않는 공항.
일상의 하늘을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으로 지키는 공항입니다.
보안 강화에는 즉시 응답하면서, 일상의 안전 기반은 해마다 뒤로 미루는 방식.
그 선택은 반드시 결과로 되돌아옵니다.
책임 있는 주체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일이 지금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혼잡과 위험, 모두 현장과 승객으로 전가
보안검색 강화 첫날, 제주국제공항 출발 대합실에서 탑승 수속 대기 줄이 끝없이 이어진 모습.
APEC 대비 보안검색 강화로 제주국제공항이 사실상 ‘마비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국정감사는 그 혼잡의 원인이 단지 ‘일시적 보안 강화’가 아니라 더 깊은 시설·운영 관리 공백에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대합실에서는 승객이 멈추고, 활주로 안전 인프라는 10개월째 제자리입니다.
정작 책임져야 할 곳이 뒤로 숨을수록 불편과 위험은 고스란히 현장과 승객에게 전가되고 있습니다.
■ 보안만 올리고 효율은 방치… “지연 부담은 현장 몫”
한국공항공사가 지난 24일부터 전국 공항 보안등급을 ‘주의’로 상향한 이후, 제주공항 탑승수속·보안검색 체류시간은 80분 안팎까지 불어났습니다.
주차장은 상시 포화, 검색대 대기 즐은 대합실을 빙 돌아 꼬리를 물었습니다.
한 항공사의 지상직 직원은 ”지연도 민원도 모두 항공사와 승객 몫”이라며, “총체적 운영 책임인 공항공사가 현장에 서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수하물 검색 병목이 심화되며 컨베이어 앞에 짐이 쌓여 있다.
■ 수하물 병목, 운항 지연으로 확산… “혼잡이 안전까지 갉아먹는다”
운항관리 관계자는 ”슬롯 충돌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혼잡이 그대로 안전 리스크가 되고 있다”며, “수하물 병목으로 승객이 탑승하지 못한 사례까지 생겼다”고 했습니다.
안전은 검색대 앞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활주로에서 완성됩니다.
지금 제주공항은 단 한 축만 과증폭된 상태입니다.
■ 사고 대책 “상반기 완료” 발표… 제주만 설계 단계 멈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은 “무안 사고 이후 로컬라이저(방위각시설) 개선을 상반기 완료하겠다더니, 제주공항은 예산도 확정되지 않았고 설계 단계”라고 질타했습니다.
김희정 의원.
국토부는 “공항별 사정에 차이가 있다”며 연내 순차 추진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항공 수요 1순위 공항의 안전 기반이 10개월째 제자리라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 조류 충돌은 급증… 감시 체계는 ‘엽총 시대’
2020년 154건 → 2023년 290건.
버드 스트라이크는 급증했습니다.
제주는 철새 이동 경로에 있어 상시 위험 공항입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주요 공항은 레이더 기반 감시가 기본인데, 우리는 어떤 공항도 설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항공사는 “2027년까지 도입 목표”라고 답했지만 현재 위험도를 고려하면 지나치게 늦은 대응입니다.
■ 국가행사엔 즉시 대응… 일상 안전은 뒷전
보안 강화는 하루면 시행태세를 완료됐습니다.
하지만 상시 안전 기반 개선은 매번 “추진 중”이라는 말뿐입니다.
안전은 공항 운영의 본체, 보안은 그 기능을 지키는 수단입니다.
지금은 그 위치가 뒤집혀 있습니다.
■ 위험은 사라지지 않아… 단지 가장 민감한 구역으로 이동할 뿐
검색대 혼잡은 게이트 병목으로 이어지고, 결국 활주로 안전까지 침식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곳은 수하물 처리 라인입니다.
한 현장 관계자는“검색 라인이 막히면 수하물 벨트가 서고, 벨트가 서면 모든 절차가 동결된다”며, “이게 시간당 심하게는 수차례 반복되는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제는 장비가 아니라 설계”라면서, “현재 인원과 라인 구성으로는 피크타임을 버티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항 운영은 ‘돌발 변수를 흡수해야 하는데, 작은 흔들림에도 바로 균열이 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또 다른 운항 실무자는 “임시로 사람을 더 세워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며, “보완이 아니라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운영 한계가 명확한데도 책임은 늘 아래로 내려온다”며,“지금 구조가 멈추는 건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항공안전 전문가들은 “공항 안전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혼잡을 방치하면 위험은 그대로 활주로로 이동한다”고 경고합니다.
■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 “누가 책임지는가”
제주공항이 지켜야 할 기준은 분명합니다.
항공기가 쉬지 않고, 승객도 멈추지 않는 공항.
일상의 하늘을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으로 지키는 공항입니다.
보안 강화에는 즉시 응답하면서, 일상의 안전 기반은 해마다 뒤로 미루는 방식.
그 선택은 반드시 결과로 되돌아옵니다.
책임 있는 주체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일이 지금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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