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4년 제주 관광은 그야말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비계 삼겹살 논란과 고물가, 여기에 계엄령이라는 삼중고까지 겹치며 위기가 찾아왔는데요.
내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반면, 외국인 증가가 체류 시간과 소비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지역 경제는 깊은 침체를 겪었습니다.
10대 뉴스 여섯 번째 순서로, 올 한 해 제주 관광이 직면한 문제와 재도약을 위한 과제를 되짚어봤습니다.
김지훈 기잡니다.
(리포트)
텅 빈 해수욕장과 비어가는 거리.
한때 활기로 가득했던 제주는 올 한해, 침체와 위기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끝없이 치솟는 물가.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70만 명 이상 줄고 관광객들의 불만은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송선행/ 관광객(지난 6월 26일)
"근데 이제 유명 관광지에 이름이 나 있는 식당이나 이런 곳은 가보면 가격이 너무 비싸고 맛도 그렇게 없고 친절도도 좀 떨어지는 것 같고"
문용재/ 관광객 (지난 6월 26일)
"예전에는 아침 식사할 때 1만 2,000원 정도였는데, 오늘 아침 같은 경우에 1만 7,000워 정도 하니까. 거의 한 30% 정도 올랐다고 봐야죠"
'비계 삼겹살' 논란 같은 악재는 제주 관광의 신뢰를 뿌리째 흔들었습니다.
여기에 해수욕장 갑질 사건과 치킨 배달 문제는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시켰습니다.
실제 현장의 자영업자들은 체감할 정도로 매출이 줄었다고 말합니다.
채승훈 / 음식점 운영 (지난 00월 00일)
"일단 작년에 비해 (손님이) 1도 안 되는 것 같아요. 관광객들이나 도민들도 민감하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 요즘은 많이 고객들이 줄었어요. 관광객도 줄고, 부정적인 이슈로 우리 같은 가게들까지 피해를 보는 상황이에요."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은 증가했지만,
사실상 크루즈 몫이 컸습니다.
올해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만 해도 60만 명을 넘어섰지만 지역 상권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대형 크루즈의 기항 횟수가 늘었지만 쇼핑과 식사 등 관광 소비가 분산되지 못해 지역 경제와 연결 고리마저 약하게 만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의근 / 제주관광학회장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서도 출입국 관리가 엄격합니다. 조금 더 출입국 관리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면 관광객이 상륙해서 소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경제적 이익을 좀 더 제주에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올해 제주에서는 '관광 혁신 비대위'가 꾸려졌고,
불만 접수센터와 이미지 리브랜딩 TF팀도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 변화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와 동시에, 제주도는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기존의 관광 전략을 뛰어넘는 '근본적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숙박과 교통, 식음료 서비스 질을 높이면서 동시에 제주의 강점인 자연환경과 문화를 접목한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이 관건이라는데 무게가 실립니다.
김지훈 기자
"2024년은 제주 관광이 위기의 본질을 마주한 해였습니다.
고물가와 불신을 넘어, 제주가 다시 '관광의 섬'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앞으로의 노력이 제주 관광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JIBS 김지훈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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