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보다 외래 사슴이 더 많은 전남 안마도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피해는 농작물에만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숲의 식생을 무너뜨리면서 산사태 위험을 키우고,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질병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섬 생태계가 위기에 직면한 현실, 제주에도 던지는 경고일 수 있습니다.
안수경 기잡니다.
(리포트)
밤이 되자 어둠 속으로 수십 개의 불빛이 반짝입니다.
모두 꽃사슴 무리입니다.
해가 지면 활동은 더 활발해지고, 울타리도 소용없습니다.
망가진 그물을 넘어 논밭을 드나듭니다.
김애순 / 안마도 주민
"막 떼 지어 다녀요. 떼로 달려들어요. 20마리, 30마리씩. 밤에는 무서워서 어디 못 나가요."
이른 아침, 사슴 무리를 따라 마을 뒷산에 올라가 봤습니다.
껍질이 벗겨진 나무는 이미 말라 죽었고, 곳곳엔 고사한 나무들이 무덤처럼 쌓여 있습니다.
안수경 기자
"사슴 개체 수가 급격히 늘면서, 주변 생태계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사슴이 머문 자리엔 풀 한 포기도 남지 않았습니다.
맨흙이 드러나 돌덩이가 금세라도 굴러떨어질 듯 위태롭습니다.
주민들은 사슴으로 인해 숲의 식생이 사라지면서 비만 오면 흙이 쓸려 내려간다고 호소합니다.
강성필 / 안마도 월촌리장
"사슴이 없을 때는 산이 각지는 것이 없고 평평했는데, 지금은 사슴들이 너무나 훼손하기 때문에 비 오면 산사태로 흘러내려 가지고 산이 무지하게 각져요."
사슴은 하루 대부분을 먹이활동에 쓰고, 부족하면 나무껍질과 새순까지 갉아먹습니다.
하층 식생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꽃사슴이 들어온 뒤 초지와 숲은 벌겋게 드러난 불모지로 변했습니다.
김철영 / 국립생태원 외래생물팀 계장
"하층 식생 정도는 다 이미 황폐화가 된 상태였고, 사슴들이 주로 섭식하지 않는 먹기 힘든 수피와 같은 관목류와 교목류들의 나무들이 굉장히 많이 고사한 상태였습니다."
꽃사슴 얼굴 주변에 진드기가 가득 붙어 있습니다.
사슴은 진드기의 주요 숙주로 꼽히는데, 문제는 이 진드기가 사람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안마도에서 채취한 진드기에서는 사람에게 전파 가능한 병원체까지 확인됐습니다.
우려와 피해가 커지자 환경부는 40년 만에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김경석 /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
"재산상의 피해가 심해서 개체 수 관리가 도저히 어렵다는 상황을 지자체장이 인정하게 되면, 지자체장 허가에 따라서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포획이 가능해집니다."
꽃사슴이 점령하며 이미 황폐해진 안마도의 현실.
뒤늦은 대책만으로는 회복에 한계가 있는만큼, 외래종 관리의 초기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고하고 있습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안수경(skan01@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숲의 식생을 무너뜨리면서 산사태 위험을 키우고,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질병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섬 생태계가 위기에 직면한 현실, 제주에도 던지는 경고일 수 있습니다.
안수경 기잡니다.
(리포트)
밤이 되자 어둠 속으로 수십 개의 불빛이 반짝입니다.
모두 꽃사슴 무리입니다.
해가 지면 활동은 더 활발해지고, 울타리도 소용없습니다.
망가진 그물을 넘어 논밭을 드나듭니다.
김애순 / 안마도 주민
"막 떼 지어 다녀요. 떼로 달려들어요. 20마리, 30마리씩. 밤에는 무서워서 어디 못 나가요."
이른 아침, 사슴 무리를 따라 마을 뒷산에 올라가 봤습니다.
껍질이 벗겨진 나무는 이미 말라 죽었고, 곳곳엔 고사한 나무들이 무덤처럼 쌓여 있습니다.
안수경 기자
"사슴 개체 수가 급격히 늘면서, 주변 생태계까지 위협받고 있습니다."
사슴이 머문 자리엔 풀 한 포기도 남지 않았습니다.
맨흙이 드러나 돌덩이가 금세라도 굴러떨어질 듯 위태롭습니다.
주민들은 사슴으로 인해 숲의 식생이 사라지면서 비만 오면 흙이 쓸려 내려간다고 호소합니다.
강성필 / 안마도 월촌리장
"사슴이 없을 때는 산이 각지는 것이 없고 평평했는데, 지금은 사슴들이 너무나 훼손하기 때문에 비 오면 산사태로 흘러내려 가지고 산이 무지하게 각져요."
사슴은 하루 대부분을 먹이활동에 쓰고, 부족하면 나무껍질과 새순까지 갉아먹습니다.
하층 식생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꽃사슴이 들어온 뒤 초지와 숲은 벌겋게 드러난 불모지로 변했습니다.
김철영 / 국립생태원 외래생물팀 계장
"하층 식생 정도는 다 이미 황폐화가 된 상태였고, 사슴들이 주로 섭식하지 않는 먹기 힘든 수피와 같은 관목류와 교목류들의 나무들이 굉장히 많이 고사한 상태였습니다."
꽃사슴 얼굴 주변에 진드기가 가득 붙어 있습니다.
사슴은 진드기의 주요 숙주로 꼽히는데, 문제는 이 진드기가 사람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안마도에서 채취한 진드기에서는 사람에게 전파 가능한 병원체까지 확인됐습니다.
우려와 피해가 커지자 환경부는 40년 만에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김경석 /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
"재산상의 피해가 심해서 개체 수 관리가 도저히 어렵다는 상황을 지자체장이 인정하게 되면, 지자체장 허가에 따라서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포획이 가능해집니다."
꽃사슴이 점령하며 이미 황폐해진 안마도의 현실.
뒤늦은 대책만으로는 회복에 한계가 있는만큼, 외래종 관리의 초기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고하고 있습니다.
JIBS 안수경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 이 콘텐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안수경(skan01@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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