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친코 공개 영상 캡쳐, 재일 제주인 1세대(1930년대 추정), 고향 방문 모금 캠페인, 고향 찾은 재일 제주인 1세대 © JIBS 제주방송
[드라마「파친코」'제주의 아픔 담아냈다']
①생계 위해 떠난 아픈 여정
②제주인이 만든 기적 '이쿠노구'
③세상을 바꿔 낸 '오사카 송금'
④70여년 만에 다시 밟은 '고향 제주'
⑤생생한 '제주 사투리' 이래서 넣었다.
⑥일제에 맞서 지켜 낸 '민족혼·정체성'
⑦기억만으로 전해지는 '아픈 역사'
드라마 '파친코'의 여주인공 선자와 손윗동서 경희는 한 맺힌 오사카 생활을 함께 버텨낸 가족이자 동료였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경희는 병들어 선자의 간호를 받으며 병원 생활을 이어갑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경희는 이말을 유언처럼 남기고 1989년 한 많은 삶을 마감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많은 재일 제주인 고향 못 찾고 숨져가
실제 많은 재일 한국인, 그리고 재일 제주인들이 단 한번도 고향 땅을 다시 밟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젊은 시절엔 심적,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나이 들어선 병들어 거동조차 불편해서..
오사카 이쿠노구에 정착했던 5만여명의 제주인 1세대들도 한 평생 고향 제주를 그리다 하나 둘 세상을 등졌습니다.
고향에 어려운 일이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선뜻 여윳돈을 내놓으며, 고향과 연결된 끈을 놓지 않았던 재일 제주인 1세대들은 고령층이 늘면서 그 숫자가 해마다 줄어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재일 제주인 1세대가 70대 이상 고령이 되고, 고향과 이어졌던 끈을 놓으려던 때에 믿기지 않을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011년 재일제주인 1세대 고향 방문 운동
성금 모금 캠페인까지 진행
고향 제주에서 재일 제주인 1세대 어르신들이 고향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제주가 힘들었던 시기 재일 제주인들이 보내줬던 큰 도움을 작게라도 보답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지난 2011년 제주에서 재일 제주인 1세대들의 고향 방문을 돕자며 모금 캠페인이 시작됐습니다.
기업들이 큰 돈을 내놓기도 했지만,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청소년들의 참여도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모아진 성금으로 재일 제주인 25명이 고향 제주를 찾았습니다.
땀냄새가 베인 일제의 여객선 '군대환'을 타고 오사카로 떠났던 이들이, 대한민국 국적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90년만에 고향 땅을 다시 밟는 어르신도 있었고, 오사카 방직 공장에서 중노동을 하다 70여년만에 고향을 찾게 된 어르신들도 있었습니다.
여러 어르신이 휠체어로 이동해야할 정도로 몸이 불편했지만, 얼굴엔 제주에 있었던 어릴적처럼 설레임이 가득했습니다.
드마라 '파친코'에선 경희의 죽음을 겪은 여주인공 선자가 50년만에 아들과 경희의 유골과 함께 고향 부산을 찾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고향을 바라보는 눈길엔 추억과 회한, 감사의 마음이 한꺼번에 녹아 있는 듯 했습니다.
어릴적 함께 지냈던 친구 동희를 찾아내, 서로의 50년 긴 세월의 얘기를 풀어냈습니다.
2011년 이후 120여명 고향 방문
제주를 찾은 재일 제주인 1세대 어르신들도 선자처럼 고향 마을 찾아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고, 긴 시간 헤어졌던 친지들과도 만났습니다.
정부를 수차례 설득한 끝에 북한 국적인 조총련 소속의 재일 제주인들도 고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제주 여러 곳을 돌아보면서 자신들의 작은 도움이 만들어 낸 제주의 기적 같은 변화에 놀라기도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긴 세월을 보내며 고향과 연결된 끈을 놓으려던 순간, 다시 더 세게 끈을 당겨준 고향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했습니다.
태풍 피해가 발생한 시기 제주를 찾았던 어르신들은 돌아가는 항공편 탑승 직전, 피해 복구에 써달라며 가지고 있던 돈을 십시일반 모아 마지막까지 고향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습니다.
재일 제주인 1세대 고향 방문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모아진 성금이 9억 2천만원이나 되고, 어르신 120여명이 희미한 기억만으로 남아있던 고향 제주를 다녀갔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고향 방문은 일시 중단됐지만, 성금을 모아 재일 제주인들에게 방역 물품을 보냈고,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면 다시 이어질 예정입니다.
재일 제주인과 제주를 연결하는 끈이 다시 팽팽해졌듯이, 드라마 '파친코'는 잊혀져가던 재일 한국인, 재일 제주인의 한 맺힌 과거와 현재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든든한 끈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JIBS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①생계 위해 떠난 아픈 여정
②제주인이 만든 기적 '이쿠노구'
③세상을 바꿔 낸 '오사카 송금'
④70여년 만에 다시 밟은 '고향 제주'
⑤생생한 '제주 사투리' 이래서 넣었다.
⑥일제에 맞서 지켜 낸 '민족혼·정체성'
⑦기억만으로 전해지는 '아픈 역사'
드라마 '파친코'의 여주인공 선자와 손윗동서 경희는 한 맺힌 오사카 생활을 함께 버텨낸 가족이자 동료였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경희는 병들어 선자의 간호를 받으며 병원 생활을 이어갑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경희는 이말을 유언처럼 남기고 1989년 한 많은 삶을 마감하는 것으로 그려집니다.
많은 재일 제주인 고향 못 찾고 숨져가
실제 많은 재일 한국인, 그리고 재일 제주인들이 단 한번도 고향 땅을 다시 밟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젊은 시절엔 심적,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나이 들어선 병들어 거동조차 불편해서..
오사카 이쿠노구에 정착했던 5만여명의 제주인 1세대들도 한 평생 고향 제주를 그리다 하나 둘 세상을 등졌습니다.
고향에 어려운 일이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선뜻 여윳돈을 내놓으며, 고향과 연결된 끈을 놓지 않았던 재일 제주인 1세대들은 고령층이 늘면서 그 숫자가 해마다 줄어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재일 제주인 1세대가 70대 이상 고령이 되고, 고향과 이어졌던 끈을 놓으려던 때에 믿기지 않을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011년 재일제주인 1세대 고향 방문 운동
성금 모금 캠페인까지 진행
고향 제주에서 재일 제주인 1세대 어르신들이 고향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제주가 힘들었던 시기 재일 제주인들이 보내줬던 큰 도움을 작게라도 보답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지난 2011년 제주에서 재일 제주인 1세대들의 고향 방문을 돕자며 모금 캠페인이 시작됐습니다.
기업들이 큰 돈을 내놓기도 했지만,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청소년들의 참여도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모아진 성금으로 재일 제주인 25명이 고향 제주를 찾았습니다.
땀냄새가 베인 일제의 여객선 '군대환'을 타고 오사카로 떠났던 이들이, 대한민국 국적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90년만에 고향 땅을 다시 밟는 어르신도 있었고, 오사카 방직 공장에서 중노동을 하다 70여년만에 고향을 찾게 된 어르신들도 있었습니다.
여러 어르신이 휠체어로 이동해야할 정도로 몸이 불편했지만, 얼굴엔 제주에 있었던 어릴적처럼 설레임이 가득했습니다.
드마라 '파친코'에선 경희의 죽음을 겪은 여주인공 선자가 50년만에 아들과 경희의 유골과 함께 고향 부산을 찾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고향을 바라보는 눈길엔 추억과 회한, 감사의 마음이 한꺼번에 녹아 있는 듯 했습니다.
어릴적 함께 지냈던 친구 동희를 찾아내, 서로의 50년 긴 세월의 얘기를 풀어냈습니다.
2011년 이후 120여명 고향 방문
제주를 찾은 재일 제주인 1세대 어르신들도 선자처럼 고향 마을 찾아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고, 긴 시간 헤어졌던 친지들과도 만났습니다.
정부를 수차례 설득한 끝에 북한 국적인 조총련 소속의 재일 제주인들도 고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제주 여러 곳을 돌아보면서 자신들의 작은 도움이 만들어 낸 제주의 기적 같은 변화에 놀라기도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긴 세월을 보내며 고향과 연결된 끈을 놓으려던 순간, 다시 더 세게 끈을 당겨준 고향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했습니다.
태풍 피해가 발생한 시기 제주를 찾았던 어르신들은 돌아가는 항공편 탑승 직전, 피해 복구에 써달라며 가지고 있던 돈을 십시일반 모아 마지막까지 고향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습니다.
재일 제주인 1세대 고향 방문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모아진 성금이 9억 2천만원이나 되고, 어르신 120여명이 희미한 기억만으로 남아있던 고향 제주를 다녀갔습니다.
코로나 19 때문에 고향 방문은 일시 중단됐지만, 성금을 모아 재일 제주인들에게 방역 물품을 보냈고,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면 다시 이어질 예정입니다.
재일 제주인과 제주를 연결하는 끈이 다시 팽팽해졌듯이, 드라마 '파친코'는 잊혀져가던 재일 한국인, 재일 제주인의 한 맺힌 과거와 현재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든든한 끈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JIBS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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