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등 중국인 피의자 6명 검거·조사
"밀입국자 모집" 범행 4개월 전 계획
400만원씩 각출해 보트·식량 등 구매
보트 시운전에 자금담당·보트조종 분담
"상습 밀입국·밀수 혐의점은 확인 안 돼"
제주 해안에 고무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중국인 6명이 붙잡힌 가운데, 이들은 무려 4개월 전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공범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보트 시운전과 도착 직전 GPS 전원 차단 등 치밀하고 계획적인 면모를 보였습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오늘(17일) 브리핑을 열고 '제주 고무보트 밀입국' 사건의 범행 과정과 검거 경위를 공개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일 오전 7시 56분쯤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안에서 '정체불명의 고무보트가 있다'는 주민 신고였습니다. 보트 안에서 여러 개의 연료통과 구명조끼, 심지어 중국산 전투식량까지 발견돼 지역사회의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전날(7일) 낮 12시 19분 중국 장쑤성 난퉁시를 출발해 18시간 20분 동안 440km(237해리)를 거리의 바다를 횡단해 8일 새벽 6시쯤 제주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제주 인근 20km 해역에 이르자 위치 추적을 우려해 GPS 플로터 전원을 끄는 주도면밀함을 보였습니다. 해경 관계자는 "GPS 신호 감지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범인 30대 중국인 A씨는 지난 5월 채팅방에 '밀입국 동행자 모집' 광고글을 올렸고, 이를 보고 연락한 5명이 가담했습니다. 이들은 서로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지만 자금 담당, 보트 조종 담당 등으로 역할을 나눠 움직였습니다. 범행 자금은 모집책 A씨를 제외한 5명이 각자 400만 원씩 부담해 마련했습니다.
이들은 범행 하루 전인 6일 약 1,800만 원 상당의 보트를 구입하고 직접 시운전까지 했습니다. 출발 당일에는 연료와 식량을 120만 원어치 준비했습니다. 당초 도착 지점은 인적이 드문 신창포구였지만 실제 상륙지는 약 3km 떨어진 용수포구 근처였습니다.
제주에 발을 디딘 뒤 일당은 여러 곳으로 흩어졌습니다. 해경은 8일 서귀포시 한 모텔에서 40대 중국인 B씨를 검거한 것을 시작으로 11일까지 나흘간 6명 전원을 붙잡았습니다. 보트 조종을 맡았던 30대 중국인 C씨는 제주를 빠져나가 충북 청주에서 검거됐습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이들을 도운 중국인 여성 2명과, 피의자 은신을 지원한 한국인 남성 1명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입니다. 한국인 남성은 C씨를 차량에 태워 화물선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도록 도운 혐의입니다.
붙잡힌 6명 전원은 과거에도 짧게는 4년, 길게는 7년 동안 제주에 불법 체류한 전력이 있었고, 작년 초부터 올해 3월 사이 강제 출국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밀입국 목적 역시 불법 취업으로 조사됐습니다.
해경은 "상습적인 밀입국 루트나 밀수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항공기·함정 감시 활동 강화와 유관기관 협업, 주민 신고 홍보 등을 통해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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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입국자 모집" 범행 4개월 전 계획
400만원씩 각출해 보트·식량 등 구매
보트 시운전에 자금담당·보트조종 분담
"상습 밀입국·밀수 혐의점은 확인 안 돼"

지난 8일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녀탈의장 인근에서 발견된 고무보트 (사진, 정용기 기자)
제주 해안에 고무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중국인 6명이 붙잡힌 가운데, 이들은 무려 4개월 전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공범을 모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보트 시운전과 도착 직전 GPS 전원 차단 등 치밀하고 계획적인 면모를 보였습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오늘(17일) 브리핑을 열고 '제주 고무보트 밀입국' 사건의 범행 과정과 검거 경위를 공개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일 오전 7시 56분쯤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안에서 '정체불명의 고무보트가 있다'는 주민 신고였습니다. 보트 안에서 여러 개의 연료통과 구명조끼, 심지어 중국산 전투식량까지 발견돼 지역사회의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전날(7일) 낮 12시 19분 중국 장쑤성 난퉁시를 출발해 18시간 20분 동안 440km(237해리)를 거리의 바다를 횡단해 8일 새벽 6시쯤 제주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주 밀입국 보트 이동 경로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특히, 제주 인근 20km 해역에 이르자 위치 추적을 우려해 GPS 플로터 전원을 끄는 주도면밀함을 보였습니다. 해경 관계자는 "GPS 신호 감지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범인 30대 중국인 A씨는 지난 5월 채팅방에 '밀입국 동행자 모집' 광고글을 올렸고, 이를 보고 연락한 5명이 가담했습니다. 이들은 서로 일면식이 없는 사이였지만 자금 담당, 보트 조종 담당 등으로 역할을 나눠 움직였습니다. 범행 자금은 모집책 A씨를 제외한 5명이 각자 400만 원씩 부담해 마련했습니다.
이들은 범행 하루 전인 6일 약 1,800만 원 상당의 보트를 구입하고 직접 시운전까지 했습니다. 출발 당일에는 연료와 식량을 120만 원어치 준비했습니다. 당초 도착 지점은 인적이 드문 신창포구였지만 실제 상륙지는 약 3km 떨어진 용수포구 근처였습니다.
제주에 발을 디딘 뒤 일당은 여러 곳으로 흩어졌습니다. 해경은 8일 서귀포시 한 모텔에서 40대 중국인 B씨를 검거한 것을 시작으로 11일까지 나흘간 6명 전원을 붙잡았습니다. 보트 조종을 맡았던 30대 중국인 C씨는 제주를 빠져나가 충북 청주에서 검거됐습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또한 수사 과정에서 이들을 도운 중국인 여성 2명과, 피의자 은신을 지원한 한국인 남성 1명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입니다. 한국인 남성은 C씨를 차량에 태워 화물선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도록 도운 혐의입니다.
붙잡힌 6명 전원은 과거에도 짧게는 4년, 길게는 7년 동안 제주에 불법 체류한 전력이 있었고, 작년 초부터 올해 3월 사이 강제 출국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밀입국 목적 역시 불법 취업으로 조사됐습니다.
해경은 "상습적인 밀입국 루트나 밀수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항공기·함정 감시 활동 강화와 유관기관 협업, 주민 신고 홍보 등을 통해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해경 등 관계기관이 고무보트를 조사하는 모습 (사진, 정용기 기자)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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