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라도 길고양이
마라도를 찾은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보호를 위해 섬에 있는 길고양이들이 결국 퇴출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오는 27일부터 마라도 내 고양이 중 길들여지지 않은 고양이와 중성화되지 않은 고양이를 우선 반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마라도에 길고양이들이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이자 번식지 역할을 하는 마라도를 찾은 뿔쇠오리를 습격해 피해를 입힌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른 것입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뿔쇠오리는 한국, 일본, 태평양 동북부에 분포하며, 전 세계적으로 5,000~6,000마리 정도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 철새입니다.
이에 관계 당국은 27일부터 야간예찰과 집중감시를 통해 뿔쇠오리 보호에 나서는 한편, 고양이 반출 작업을 개시하기로 했습니다.
반출된 고양이는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건강검진이 진행되며 건강상태가 양호한 고양이는 세계유산본부에서 보호관리한다는 계획입니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고양이는 계속 치료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최근 구조돼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를 마친 고양이 4마리는 마라도 주민의 입양 여부를 우선 확인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주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어제(24일) 동물보호단체 전국조직인 전국 길고양이 보호단체연합와 제주지역단체인 혼디도랑,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 제주자치도·행정시 동물보호부서 관계자들이 참여한 뿔쇠오리 훼손 대응을 위한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반출 시기와 후속처리 방안 등 이같은 내용을 결정했습니다.
한편, 동물보호단체에서는 뿔쇠오리 보호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뿔쇠오리 개체 수 감소의 원인이 고양이인지 원인 파악이 우선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철새와 고양이 보호대책 촉구 전국행동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고양이 반출이 매년 2월마다 마라도를 찾는 철새 뿔쇠오리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고양이 몰살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문화재청과 제주자치도는 뿔쇠오리 개체수 감소에 위협이 되는 요인을 분석하고 근거 자료를 제시해야 하고, 반출될 고양이에 대해 실행 가능한 보호 방안을 수립해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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